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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외여행 3천만명 시대 ‘안전’ 비상벨 울린 헝가리 悲報

입력 | 2019-05-31 00:00:00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0일 한국인 여행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됐다. 수일간 내린 비로 강의 수위가 높은 데다 강한 비바람까지 불어 구조에 난항을 겪는다니 피해가 더 커질 것이 우려스럽다. 유람선에 승선한 한국인 33명은 효도여행을 떠난 3대, 부부 동반 여행 등 가족 단위가 대부분이라 안타까움을 더한다.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대형 크루즈선이 방향을 틀다가 유람선 후미를 추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일차적인 사고 원인일 테지만 기상이 악화된 상항에서 왜 유람선 출항을 강행했으며, 왜 구명조끼와 구명보트가 비치되지 않았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해당 선사의 안전 관리에 허점이 있었고, 인재(人災)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는 만큼 헝가리 정부에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해야 한다. 사고를 낸 크루즈선은 스위스 선사 소속으로 현재 헝가리에 억류돼 있다. 정부는 이들 국가와 협력해 사고 조사나 구조 과정에 미흡함이 없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이 언어가 다른 타국에서 억울한 일까지 당해선 안 된다. 단 한 명이라도 실종 상태로 남지 않도록 구조와 수색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2800만 명을 넘어섰고, 해외여행 자유화 30년을 맞는 올해 3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오지까지 한국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만큼 안전사고 테러 감염병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될 위험도 커졌다. 외교부에 접수되는 해외여행 사건·사고는 연간 2만 건, 하루 평균 50여 건에 달한다. 정부의 영사 조력만으로는 이런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 여행객들도 여행지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안전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정부는 여행업체들이 단가를 낮추는 데 급급해 현지 업체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점은 없는지, 해외라고 안전 매뉴얼이 느슨한 건 아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