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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뮬러 “트럼프 기소 애초부터 고려 안했다”

입력 | 2019-05-31 03:00:00

사임 기자회견 놓고 정치권 공방
민주당 “뮬러 소환… 의회조사 필요”, 트럼프 “무죄… 수사는 이미 종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 대선의 러시아 개입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사진)의 뒤늦은 입장 표명에 비난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USA투데이 등 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뮬러 특검은 이날 워싱턴 법무부에서 가진 조사 종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애초에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다. 이는 현직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장 많은 논란을 낳은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우리가 확보한 증거는 아무런 범죄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기 힘든 어려운 사안이었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약 10분간 준비한 원고를 읽고 퇴장했다. 2017년 5월 특별검사로 임용된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사임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두고 “최소 수주 전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말해야 했다” “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조사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왜곡하는 동안 왜 입을 다물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검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장관은 민주당으로부터 “거짓을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의회에 보고서를 전달할 때 일부러 기자회견까지 열어 “기소할 만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 사법방해를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정치권 공방도 재점화했다. 한때 대통령 탄핵 카드도 저울질했던 야당 민주당은 “의회 조사를 벌여야 한다” “의회가 바 장관을 견책(잘못을 공개적으로 꾸짖음)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자신의 의회 증언이 적절치 않다고 밝힌 뮬러 특검을 소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의 의회 증언을 통해 탄핵의 법적 근거를 찾으려는 것이다.

이에 백악관과 공화당은 ‘수사는 이미 종결됐다’고 맞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조사 보고서에서 변한 것은 없다. (사법방해 및 러시아와의 공모 혐의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그러면 미국에서 무죄다. 상황 종료! 고맙다”라고 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