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이어 잇단 대북혼선 노출
이달 4, 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 행정부 내부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1월 2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모습.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세계 각지에서 동시다발적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 냉전 시절부터 군사적으로 대립한 러시아와도 핵 경쟁 재개 위기에 놓였다. 이 와중에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도 첨예하게 대립해 미국의 ‘갈등 다극화’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 정부 핵심 인사들의 혼란과 갈등이 상당해 우려를 낳고 있다.
○ 섀너핸 vs 트럼프 vs 볼턴 삼각 갈등
삼각 갈등의 당사자 볼턴 보좌관도 일단 몸을 낮췄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가 짖어도 행렬은 간다(The dogs bark and the caravan moves on). 나는 참모지 결정권자가 아니다”며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볼턴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파열과 혼선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북한은 최근 미국이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 반환을 요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 中·러와 대립 격화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산 매트리스에 최대 1730%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매트리스에 대한 덤핑 의혹을 조사해왔다. 2017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매트리스는 4억3650만 달러(약 5200억 원)에 달한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도구’”라며 화웨이를 계속 제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도 상당하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이날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군사력 팽창을 경고했다. 그는 “과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섬들을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중국 최고 권력자를 정조준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 페르시아만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9일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 협상은 아무런 이득이 없고 해를 끼친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