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이국종팀 국내 첫 도입… 환자 끌어올리는 장비 장착 가능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이 이끄는 중증외상팀이 올 8월 국내 최초로 야간에도 출동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사진)를 띄운다. 우리나라에 7번째로 도입되는 이 닥터헬기에는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이름이 새겨진다. 윤 센터장은 올 2월 4일 설 연휴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병원을 지키다가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보건복지부는 아주대병원 닥터헬기의 기종을 대형 헬기인 H225로 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인천 가천대 길병원 등이 운영 중인 기존 닥터헬기 6대보다 크다. 최장 1135km까지 비행할 수 있어 전국 어디든 날아갈 수 있다. 환자를 공중에서 끌어올리는 호이스트(권상기)도 장착할 수 있다. 기령(機齡)이 7년 이상이지만 “새 헬기보단 환자를 더 많이 구조할 수 있는 헬기가 중요하다”는 이 교수의 주장이 관철됐다. 2020년 이후엔 기종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한 수리온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아주대병원은 닥터헬기를 밤낮없이 띄우기 위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함께 이착륙장 조명 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다. 현재 닥터헬기 출동 시간은 일출 후, 일몰 전으로 제한돼 있다. 복지부는 아주대병원 닥터헬기를 통해 시범적으로 24시간 운항을 해본 뒤 전국으로 확대할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아주대병원 닥터헬기엔 또 윤 센터장의 이름과 함께 그리스 신화에서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거인 ‘아틀라스(Atlas)’를 새긴다. 윤 센터장이 홀로 짊어졌던 짐을 이어받겠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30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영국 등 선진국처럼 ‘언제 어디든’ 출동하는 닥터헬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동아일보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