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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낡고 자주 기우뚱… 구명조끼-안전수칙 안내 없어”

입력 | 2019-05-31 03:00:00

[한국인 관광객 다뉴브강 참변]보름전 사고 유람선 탄 관광객 증언




“유람선에 오를 때 구명조끼 착용이나 비상시 대피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약 보름 전인 이달 1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이모 씨(29·여)는 유람선 승선 당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씨는 29일(현지 시간)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 올랐던 한국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 상품을 통해 부다페스트를 찾았고 밤에 유람선을 탔다.

이 씨는 당시 한국인 가이드가 다뉴브강 주변의 야경 설명에 집중하느라 그랬는지 승선 후 안전수칙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었다고 했다.

2017년 8월 아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박모 씨(45)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박 씨는 “유람선에서 안전과 관련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구명조끼 착용에 대한 안내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유람선에서 구명조끼를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박 씨 역시 ‘참좋은여행’ 상품을 통해 헝가리를 찾았고 역시 밤에 유람선을 탔다. 29일 유람선 침몰 사고 이후 헝가리 현지 언론들도 사고 유람선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박 씨는 유람선을 타는 내내 초등학생 아들을 붙잡고 있어야 했다고 한다. 박 씨는 “승객들이 운항 중 야경 사진을 찍기 위해 유람선 곳곳으로 몰려다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가이드가 설명하는 야경이 유람선 오른쪽에 있으면 승객들이 오른쪽으로 몰렸고, 왼쪽에 있으면 왼편으로 쏠렸다. 이럴 때마다 배가 좌우로 흔들려 아들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승객들이 조타실 앞으로 몰릴 때는 선장의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이 씨도 경험했다. 이 씨는 “유람선 옆으로 대형 크루즈 선박이 지나갈 때는 다들 가까이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유람선에 올랐을 때 배가 ‘낡았다’는 느낌이 들어 불안했다”며 “유람선은 운항하는 내내 좌우로 흔들렸고 갑판 곳곳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신아형 abro@donga.com·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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