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서에는 세부적인 모델명이 있으며, 이러한 모델명은 사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제품을 구매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된다. 일반적으로 프로세서 브랜드, 등급 혹은 동일 제품군 내에서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뛰어나며, 모델명 뒤에 있는 접미사를 통해 각 프로세서의 성능을 표시하고 있다.
가령 인텔 코어 i9-9900K라는 브랜드의 경우 '인텔 코어'는 브랜드, i9은 등급, 9900은 세대를 포함한 모델명, K는 작동속도 제한을 해제한 언락 버전을 의미하는 접미사다. 브랜드의 경우 성능에 따라 제온 > 코어 > 펜티엄 > 셀러론 > 아톰 등으로 나뉘며, 등급은 i9 > i7 > i5 > i3 등으로 나뉜다. 뒤에 붙는 네 자리 숫자 중 가장 첫 번째 숫자는 세대를 나타내며 앞서 언급한 코어 i9-9000K나 i7-9700K의 9는 9세대 프로세서임을 뜻한다. 이 밖에 네 자리 숫자 중 나머지 세 자리 숫자(SKU 번호)는 같은 세대, 같은 브랜드 프로세서 사이의 성능 차이를 나타낸다.
프로세서 모델명, 출처: IT동아
브랜드, 등급, 세대 등은 숫자 크기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반면, 접미사는 알파벳 한 두개로 돼 있기 때문에 사전 정보가 없는 사람이라면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와 노트북용 프로세서가 사용하는 접미사가 조금 다르며, 이 접미사에 따라 프로세서의 특성도 달라지기 때문에 잘 구분해야 한다.
가령 코어 i9-9900 프로세서의 경우 i9-9900K, 9900KF, 9900KS 등 서로 다른 접미사가 붙은 모델이 있다. 코어 i9-9900는 해당 모델 중 기본이 되는 제품으로, 기본 작동 속도는 3.6GHz, 최대 성능으로 사용 시에는 일부 코어가 5.0GHz 속도로 작동한다.
오버클럭이 가능한 K 시리즈 프로세서, 출처: IT동아
여기에 접미사 K가 붙은 프로세서는 오버클럭이 가능한 '언락(Unlock)' 프로세서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최대 작동 속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접미사 KF가 붙은 프로세서는 기존 K 프로세서에서 내장 그래픽을 제거한 모델이다. K와 KF 사이에는 내장 그래픽 외에는 특별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내장 그래픽이 필요 없는 사용자라면 제품 구매 시 소매가격이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간혹 T라는 단어가 붙은 프로세서가 출시되는데, 이는 전력 소모를 최적화(Power optmized) 데스크톱용 저전력 프로세서로 저발열/저소음 데스크톱(혹은 미니PC)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어울린다.
이번 컴퓨텍스 2019 기간 중에 처음으로 공개한 접미사 i9-9900KS의 S는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을 의미한다. 기존 프로세서에서 최대 클럭은 전체 코어 중 일부 코어가 다다를 수 있는 최대 작동 속도를 말한다. 이와 달리 KS 프로세서는 최대 작동 시 모든 코어가 같은 속도로 작동한다. 터보 시 일부 코어가 5GHz로 작동하는 i9-9900K와 달리 i9-9900KS는 8코어 16스레드가 모두 5GHz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고사양 소프트웨어 여러 개를 동시에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실시간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가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서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때 배경을 지우는 크로마키는 물론, 3D 배경을 합성하는 등의 작업도 끊김 없이 할 수 있다.
i9-9900KS 프로세서를 소개하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출처: IT동아
노트북용 프로세서 접미사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구분돼 있다. 브랜드, 등급, SKU 번호 등에 따라 각 프로세서 사이의 기본적인 성능 차이를 가늠할 수 있으며, 여기에 접미사를 통해 프로세서의 특성이나 용도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노트북의 경우 사용자가 프로세서를 교체할 수 없는 제품인 만큼 자신에게 필요한 용도에 맞춰 해당 프로세서를 탑재한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H가 붙은 노트북용 프로세서는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을 위한 프로세서다. 여기에 K라는 알파벳이 붙어있으면(HK) 오버클럭이 가능한 프로세서라는 의미다. 배터리 성능을 높인 프로세서에는 U와 Y라는 접미사를 사용하며, 각각 'Ultra low power'와 'Extremely low pwer'를 의미한다. 이러한 프로세서는 H 프로세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지만, 소모전력이 낮고, 내장 그래픽만으로 작동하는 만큼 배터리만으로 오랜 시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노트북용 H시리즈 코어 프로세서, 출처: IT동아
인텔의 경우 컴퓨텍스 2019 기간 중 노트북용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다수 선보임과 동시에, 올해 안에 출시할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를 노트북용으로 먼저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한 해에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연속으로 출시하는 점이 의아할 수 있겠지만, 최근 출시한 노트북용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을 위한 H 시리즈이며, 향후 선보일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저전력 프로세서인 U 시리즈와 Y 시리즈다. 즉 사용 용도가 전혀 다른 제품이기 때문에 10세대 노트북이 등장하더라도, 9세대 게이밍 노트북이 당장 구형이 될 걱정은 없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