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위 사람들 모두 물에 빠져”… 또다른 승객 “부딪친줄 몰랐다” 크루즈 소유주는 노르웨이 억만장자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배 위에 서 있던 사람들이 모두 물에 빠졌고, 아무도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은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미국인 탑승객 클레이 핀들리 씨(62)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전한 끔찍한 목격담이다. 핀들리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 배가 피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작은 배를 치고 말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미국인 탑승객 진저 브린턴 씨(66)는 추돌 자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AFP에 “무심코 선박 발코니로 나갔는데 물에 빠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어 깜짝 놀랐다. 그 장면을 보기 전까지 탑승객 대부분이 추돌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킹 시긴의 길이는 약 135m로 허블레아니(27m)의 4배가 넘는다. 정원(190명) 또한 허블레아니(60명)의 3배 이상이다. 사고 당시 약 180명의 탑승객은 대부분 선실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미 포브스는 바이킹 시긴의 운항사인 바이킹크루즈 소속 선박 ‘바이킹 이둔’이 4월 네덜란드 해안에서 유조선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부상자 5명이 발생했다. 3월에도 이 회사 소속 유람선이 노르웨이 해안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켜 승객 479명이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했다.
바이킹 시긴의 소유주는 노르웨이 억만장자 토르스테인 하겐(76)이다. 그는 미 포브스가 집계한 재산이 24억 달러(약 2조8600억 원)에 이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