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땐 10일부터 모든제품에 5%… 단계 인상해 10월엔 25% 부과 현지 진출 한국기업 피해 우려 中, 600억달러 규모 美수입품에 1일부터 최대 25% 관세 반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해 5%의 관세를 물리겠다. 또 7월부터 관세를 더 올려 10월 1일 25%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실화하면 멕시코에 있는 한국 기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KOTRA 등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포스코 등 약 20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미 백악관은 이날 대통령 명의의 성명 발표로 ‘관세 폭탄’을 공식화했다. 무역이 아닌 이민 문제로 관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어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북미 수출 시 무관세’란 멕시코의 입지 조건을 이유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예민한 분야는 완성자동차 업체다. 기아차는 누에보레온주(州) 생산 공장에서 K3 등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이 공장에서 생산한 30만 대 중 12만 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관세가 5%만 올라도 멕시코 법인의 순이익은 매년 10억 원 이상 감소한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가 25%로 인상된 품목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중서부 농업 지역을 겨냥한 쇠고기 벌꿀 완두콩 시금치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은 또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지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