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품질 혁신 기업]
서울 응암동 SK뷰 아파트 건설현장에 사용된 EPS 토목용 블럭.
《동부수지의 주요 사업은 ‘경량화 공법’으로 불리는 EPS(Expandable Poly-Styrene) 블록 공법이다. 일종의 스티로폼 블록인데, 기초 지반공사에 쓰이는 제품이다.》
동부수지의 주요 사업은 ‘경량화 공법’으로 불리는 EPS(Expandable Poly-Styrene) 블록 공법이다. 일종의 스티로폼 블록인데, 기초 지반공사에 쓰이는 제품이다.
보통 건물을 짓거나 도로를 만들 때 기초 지반공사를 하게 된다. 건물을 지을 곳에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넣고, 기존 공법 사용 시 흙을 파내고, 콘크리트를 부은 뒤 안전성을 위해 그 자리를 파낸 흙으로 다시 채우고 이를 꼼꼼히 다진다. 빈 공간을 꽉 채울 수 있도록 충분히 작은 입자의 흙이 들어가야 한다. 즉 파낸 흙의 입자가 커 이를 그대로 다시 채웠다면 건물의 하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한다. 추후 건축물이 조금씩 가라앉는 침하가 일어날 위험이 있는 것.
EPS 공법은 흙 대신 스티로폼 블록으로 기초공사를 한다. 일단 스티로폼이라는 것이 이 공법의 큰 매력이다. 가벼운 데다 흙을 채우고 다지는 과정이 없으니 거쳐야 할 공정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다. 무게가 가볍다고 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EPS 블록은 꼼꼼히 채운 흙과 비슷한 수준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 환경문제에서도 EPS 공법은 기존 공법보다 낫다. 기존 공법은 적합한 흙을 다른 곳에서 가져와야 한다. 토양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흙을 운송할때 드는 화석연료도 무시할 수 없다. 땅 속에 썩지도 않는 스티로폼을 넣는 공법이니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지만, 썩지 않으니 튼튼하게 버틸 수 있다. 철거 후에는 재활용도 가능하다. EPS 공법을 사용할 수 있는 현장이라면 흙 채우기와 안전성에서의 차이는 없다. 게다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학교, 연구소, 강당 등 기초생활 시설 공사 현장에서는 대부분 사용이 가능하다. 동부수지는 단순히 EPS 블록을 생산하는 것 외에도 시공, 구조 검토, 설계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부수지 강병부 대표
최근에는 새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 포장재용 박스 제조 공장을 설립할 계획. 그는 “제2의 창업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도전이다. 공장 부지는 확보한 상태다. 2∼3년 내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굳이 본사와 먼 사천에 새 공장을 지으려는 이유는 고향인 사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나눔의 경영’은 강 대표의 경영 신조 중 하나다. 그는 “20주년 행사에 공장 주변의 사회적 약자와 노인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 계획이다. 추후에는 무연고 노인을 위한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직도 강 대표는 사업 초기에 만난 거래처는 직접 관리한다. 그는 “처음 창업할 때 도움을 주거나 회사가 어려울 때 큰힘이 돼 준 거래처는 먼저 연락한다. 직원을 통해 찾아가기보다는 직접 찾아가 관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거래처도 중요하지만 직원 관리도 놓치지 않는다. 그는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해주는 직원들이 가장 소중하다. 직원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자주 대화를 나눠 불편한 점이 없는지 파악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의 인생 목표 중 하나는 자신의 영업 노하우를 담은 책을 출간하는 것. 그는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처음 나섰을 때, 아무도 영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했다. 창업 전 직장에서부터 영업활동을 하며 써온 근무일지 20여 권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새내기 영업사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책으로 남겨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