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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호젓한 야외… 여름밤 수놓는 클래식 선율

입력 | 2019-06-03 03:00:00

유럽 여름시즌 음악축제들
브레겐츠 오페라축제 내달 개막… 베르디 ‘리골레토’ 화려하게 꾸며
잘츠부르크선 관현악 콘서트… ‘지휘계 혁명아’ 쿠렌치스와 만나
교향악단 슈퍼스타 스위스 집결… 8, 9월 루체른서 클래식 감동 선사
김봄소리 등 한국 연주자도 등장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오페라 축제에 건축 중인 ‘리골레토’ 무대. 동아일보DB


유럽 클래식 팬들에게 여름은 음악축제의 계절. 가을에서 겨울까지 대도시 공연장을 명연주로 빛낸 음악가들은 여름을 맞아 자연이나 호젓한 중소도시를 배경으로 열리는 음악축제에서 휴가와 함께 음악을 즐기는 팬들을 만난다. 유럽의 유명 음악축제를 찾아 먼 길을 나서는 이들도 많아졌다.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 등이 올해 세계 음악축제의 주요 얼굴이다.

○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오페라축제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 동아일보DB

7월 17일∼8월 18일. 호숫가에 설치된 무대에 고정 무대장치를 짓고 두 해 동안 한 작품만 공연한다. 1946년 시작된 뒤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축제와 함께 야외 오페라의 상징으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비제 ‘카르멘’을 공연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는 베르디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린다. 올해 무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다. 무대감독과 연출을 독일 연출가 필리프 슈퇼츨이 맡았다. 대중음악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출발해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상징적이면서 도전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 내기로 유명하다.

새로 제작하는 ‘리골레토’에 대해 슈퇼츨은 “호화로운 스펙터클과 실내극적인 앙상블을 극적으로 대비시키겠다. 연회 장면에는 서커스를 넣고, 납치와 폭우 같은 극적인 장면을 제대로 묘사하겠다”고 설명했다.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동아일보DB

7월 20일∼8월 31일. 1920년 연극축제로 시작했지만 오페라와 관현악 콘서트가 주를 이룬다. ‘지휘계의 이단아이자 혁명아’로 불리는 그리스 출신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그의 페름 교향악단이 모차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를 반주해 눈길을 끈다. 이 밖에 러시아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그의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가 출연하는 칠레아의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메조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주연을 맡은 헨델 ‘알치나’가 올해 오페라 분야의 화제작으로 꼽힌다.

쿠렌치스는 7월 26일에는 지난해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남서독일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 스위스 루체른 음악축제

에스메 콰르텟. 동아일보DB

8월 16일∼9월 15일. 세계 일류 교향악단의 수석급 단원들이 총집합한 ‘오케스트라의 올스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이 축제의 트레이드마크다. 8월 16일 개막 공연은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뒤를 이어 이 오케스트라를 맡고 있는 리카르도 샤이 지휘로 ‘풀 라흐마니노프’ 콘서트가 펼쳐진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29세의 우즈베키스탄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협연하고, 교향곡 3번과 ‘보칼리제’도 이날 연주된다.

압두라이모프는 7월 19일 개막하는 스위스 베르비에 음악축제에서도 개막 무대를 맡아 리스트 소나타 B단조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그는 서울에서 6월 20일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협연 무대를 갖는다.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페름 교향악단은 9월 13일 체칠리아 바르톨리 협연으로 모차르트 ‘황제 티토의 자비’ 하이라이트 콘서트를 연다.

올해 루체른 음악축제에는 한국인 연주가의 활약이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9월 10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피아니스트 미하일 리피츠와 리사이틀을 갖는다. 슈만의 소나타와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12일에는 독일 유학 중인 여성 연주가 4명으로 이뤄진 에스메 콰르텟이 멘델스존과 슈베르트의 4중주를 연주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