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등장한 대규모 자선콘서트 열렸던 무대 이틀간 팬 12만명 경기장 메워 “폴 매카트니와 작업해보고 싶다”
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유서 깊은 공연장,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선 그룹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아이돌’ 등 대표곡을 부르며 2시간 30분 동안 경기장을 한국어 노래로 가득 채웠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릴 때 친형과 ‘라이브 에이드’ 영상을 봤어요. 오늘 공연을 앞두고 잠을 설쳤습니다.”(슈가)
방탄소년단이 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첫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결승전 무대,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홈구장이던 이곳에 이번에는 응원가 대신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졌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명의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는 약 2시간 30분의 공연 내내 한국어 가사를 제창했다.
멤버들은 이날 공연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감격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슈가는 “TV로만 보던 공연장이고, 토트넘이 경기를 하던 곳인데 (리허설 때부터) 되게 신기했다”고 했다.
RM은 “음악적인 혁신을 일으키고 모든 분에게 영향을 끼치는 아티스트와 한 번이라도 비견될 수 있다는 것이 과분한 영광이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슈가는 “누가 되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21세기 비틀스’는 부담이지만 ‘21세기 BTS’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영국 가수 가운데 콜드플레이, 폴 매카트니와 기회가 된다면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1923년 개장한 유서 깊은 경기장이다. 마이클 잭슨, 마돈나, 오아시스 등 대형 팝스타들의 공연장으로도 각광받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등장한 대규모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의 무대도 이곳이다. 시설이 낡아 2000년 폐장하고 기존 경기장을 허문 뒤 새로 지어 2007년 재개장했다. 한국 가수가 이곳에서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네이버 브이라이브 플러스’로 세계에 온라인 생중계됐다. 브이라이브 측은 “유료 중계(3만3000원)임에도 동시 접속자 수가 14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일까지 이틀간 총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번 공연의 입장권 가격이 평균 10만 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온·오프라인 관람료로만 2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셈이다. 팬들은 1일 오전부터 경기장 주변 길을 가득 메운 채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따라 췄다. 방탄소년단 관련 상품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방탄소년단은 7, 8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공연한 뒤 7월 일본에서 스타디움 순회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