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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사일 도발후 첫 공개행보로 군수공장 방문

입력 | 2019-06-03 03:00:00

포탄-미사일 탄두 생산공장 찾아… “자력갱생만이 살 길” 기강 잡기
현송월 동행… 심기경호 맡은 듯



지난달 미사일 도발 이후 23일 만에 공개 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력갱생’의 상징인 자강도 일대 군수공장인 강계뜨락또르(트랙터) 종합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현장시찰에서 “당의 새로운 전투적 과업을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내건 구호인 ‘강계 정신’의 발원지인 자강도의 군수 공장 등을 공개 시찰하며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지난달 9일 미사일 발사 이후 23일 만이다. 북한 내부 기강을 다잡는 동시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자강도 일대 군수·기계 공장과 학생 교육 시설 등을 집중 시찰하고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강계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을 찾아 “인민경제와 국방력 강화에 절실히 이바지하는 기계설비를 마음먹은 대로 생산하고 있다”며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포탄과 미사일 탄두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은 2016년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정부가 지정한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과 장자강공작기계공장, 2·8기계종합공장 등을 찾아 “유휴자재로 생활필수품 생산을 정성화해 가짓수를 늘리고 질을 높여야 한다”며 “이는 우리 당이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취한 조치이며 중요한 정책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교육시설을 방문해 “‘일본새(일하는 자세)’가 틀려먹었다”며 노동당 간부들에게 질타를 쏟아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강계 ‘배움의 천릿길 학생소년궁전’을 둘러보고 “설계를 망탕, 주인답게 하지 않았다. 형식주의, 날림식이 농후하다”며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현장 시찰에는 4월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승진한 현송월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하노이 결렬’ 이후 자취를 감춘 가운데 현송월이 이례적으로 경제 시찰을 수행하고 나선 것. 한 대북 소식통은 “북-미, 남북 대화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현송월이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며 이른바 ‘심기 경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