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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혁철 처형설에 한미 정부 신중 모드

입력 | 2019-06-03 03:00:00

폼페이오 “확인중” 비건 “모른다”… 청와대-백악관도 언급 자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실무라인’을 숙청하거나 처형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 한미 정부는 지금까지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은 ‘혁명화 교육’(강제노역 및 사상교육)을 받고 있으며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총살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정보 사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독일에서 처형설 관련 질문에 “사실 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날 김 대표의 처형설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워싱턴 정가에서 최소 5주 동안 북한 측 협상자들의 숙청 및 처형 소문이 돌았지만 미국 관리 중 누구도 소문을 확인하거나 반박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스탠스는 청와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저희가 모든 관련 동향을 살펴보는데 (보도 내용이) 얼마만큼 확인된 사안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미 정부가 김혁철 처형설 등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처형이 이뤄졌을 경우 비핵화 대화 재개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혁철을 김정은이 처형했다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우리 갖고 장난치지 말라’는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구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