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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확인뒤 믿을수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 사고현장서 수색작업 지켜보며 애만 태워

입력 | 2019-06-03 03:00:00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사망-실종자 가족들 ‘부다페스트의 눈물’
실종자 가족들 매일 현장 찾아… 헝가리 관계자-강경화 장관과 면담
정부, 가족들 심리안정 상담 지원



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희생자 가족과 지인들이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의 사고 지점을 바라보며 애태우고 있다. 강둑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꽃이 쌓였다. 부다페스트=AP 뉴시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지 닷새째인 2일에도 실종된 탑승객 19명의 가족은 사고 현장을 찾아 애타는 마음으로 추가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사망이 확인된 한국인 탑승객 7명의 유가족들은 1일 오후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제멜바이스 대학병원 내 시신 안치소를 방문했다. 가족의 죽음을 눈으로 확인한 유가족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저녁 유가족들은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참좋은여행사 측과 함께 운구 및 장례 절차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선 실종자 문제 등으로 추가 논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해안구조대가 지난달 30일 수중 음파탐지기로 촬영한 허블레아니호 모습. 지상에서 다뉴브강 바닥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찍은 것이다. 현지 방송 화면 캡처

사고 직후 병원 치료를 마친 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측에서 마련한 호텔에 머물며 안정을 취했던 김모 씨 등 탑승객 6명과 구조 과정에서 갈비뼈 9군데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인 이모 씨(66) 등 생존자 7명은 지난달 31일부터 차례로 현지에 도착한 가족들을 만나며 일부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1일 두 차례 병원을 찾은 이 씨의 남편 백모 씨는 “입원 초반 말이 통하지 않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여전히 혼자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지만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갈비뼈 골절로 인한 장기 손상이 의심돼 추가적인 검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피해자 가족 40여 명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휘하는 헝가리 내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수색 상황을 듣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면담했다. 피해자 가족과 면담을 마친 강 장관은 “가족들은 정확한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한데 행인이 본 것을 사실 확인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우고, 본인에게 알려주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헝가리 측에 수시로 정확한 정보를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1박 2일 동안의 헝가리 일정을 마치고 2일 오후 귀국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매일 사고 현장인 헝가리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를 찾아 침몰 유람선의 인양 및 수색 작업을 약 1시간 동안 지켜봤다. 2일 오후 2시경 현지에는 소나기가 내렸다. 비는 30여 분 만에 그쳤지만 불어난 강물과 빠른 유속으로 실종자 수색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안타까웠다.

2일에는 여성가족부 가족전문상담사 등 심리지원단 5명이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이들은 생존자 및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심리 치료를 돕는다. 피해자 가족들이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차량과 통역, 생필품 조달 등을 지원하고 있는 참좋은여행사 측은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피해자 가족들을 최대한 지원하고, 사망자 가족들의 운구 및 장례 절차 등도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