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모인 피해 가족…강물보며 눈물만 실종자 수 제자리…인양·수중수색 갈림길 "배작아 물속 들어가면 수색 오래 안걸려" 헝가리 승인 못 받으면 인양…6~9일 예상
헝가리 다뉴브강 참사가 발생한 지 100시간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모두의 간절함을 외면하듯, 빠르게 흐르는 강물은 야속하기만 하다. 비보를 듣고 정신없이 헝가리로 달려온 피해 가족들은 갑갑한 마음에 하염없이 다뉴브강만 바라보고 있다.
◇속속 모여든 가족들…강변에 앉아 눈물만
3일까지 모두 헝가리에 도착한 피해 가족들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딸과 아들을 삼킨 다뉴브강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사고가 발생한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 나란히 앉아 한참을 서로 다독여 보지만 일어나 돌아서는 발걸음엔 힘이 실리지 않는다.
이상진 정부합동신속대응팀장에 따르면 가족들 49명은 헝가리 시내 호텔 3곳에 나뉘어 지내고 있다. 지난 2일 가족들을 대상으로 1차 수색상황 등 설명회를 진행했다. 헝가리 경찰청장이 직접 참석해 사고에 유감을 표하고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7명에 대한 장례 및 운구 등 절차도 점차 논의될 전망이다. 사망자 가족들은 지난 1일 시신안치소를 찾아 가족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 팀장은 “가족 중 여러 명이 사고를 당했는데 그 중 일부만 신원확인이 된 사망자이고 나머지는 아직 실종자인 경우가 꽤 있어 가족들도 헝가리에서 화장을 할지, 아니면 한국으로 시신을 옮길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오후 9시께(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허블레아니호가 뒤를 들이받은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하면서 침몰한 이후 아직까지 한국인 19명을 포함한 21명이 실종 상태다. 전체 탑승객 중 한국인은 33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7명이 구조됐으나 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된 7명 중 6명은 퇴원, 1명만 갈비뼈 골절로 입원 중이다.
◇인양·수중수색, 수면아래 유람선 어쩌나…3일 가닥
헝가리 정부는 빠른 유속과 불안정한 시계로 잠수부를 투입한 수색보다는 인양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실종자 유실·유해 손상을 막기 위한 잠수부 투입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실종자 수색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유속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 지난달 3일 10~15㎞/h까지 치솟았던 유속은 1일 5~6㎞/h, 2일 4.3㎞/h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 지속된 비에 높아진 수심도 8.1~9.3m(1일)에서 7.6m(2일)로 낮아지는 등 희망적이다.
잠수부가 투입해 물 속에서 시야만 확보한다면 실종자 수색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배가 작기 때문에 물 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금방) 다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3일 잠수 여건이 나아지지 않아 헝가리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한다면 인양 수순을 밟게 된다. 헝가리 정부는 유속과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오는 6~9일께 인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사고 수습에 총력…강경화 장관의 1박2일
강 장관은 헝가리 외교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생존자 수색에 대한 희망의 끈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 놓지 않겠다고 굳게 뜻을 같이 했다”면서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현장에 54명의 합동신속대응팀을 파견했다. 외교부 본부와 공관 직원, 긴급구조대, 경찰, 국정원 직원 등으로 구성됐다. 여성가족부 가족전문상담사 4명과 관계관 1명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