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숨진 7개월 딸 상자에 방치… 3일간 집 비운 부모

입력 | 2019-06-04 03:00:00

“반려견이 할퀸 다음날 숨져” 주장… 경찰, 사인 규명위해 부검 의뢰




태어난 지 7개월 된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의 부모는 숨진 아이만 둔 채 사흘간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5분경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생후 7개월 된 A 양이 숨져 있는 것을 A 양의 외할아버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외할아버지는 “딸 부부와 며칠간 연락이 되지 않아 아파트에 찾아갔더니 손녀가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밝혔다. 발견 당시 라면박스 크기의 종이상자에 들어 있던 A 양 몸 곳곳에는 무언가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3일 오전 경찰에 자진 출석한 A 양의 아빠(21)와 엄마(18)는 “지난달 30일 오후에 딸을 재워놓고 할인매장에 다녀와 보니 딸의 몸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어 연고를 발라줬다”고 진술했다. 부부는 8개월 된 시베리안허스키와 5년 된 몰티즈를 키웠다고 한다. 이들은 이어 “분유를 먹이고 딸과 함께 침대에서 잤는데 다음 날 오전 11시경 깨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A 양 아빠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아이를 남겨둔 채 3일간 집을 비운 이유에 대해 “갑자기 무서워져 아내를 먼저 친구 집에 보내고 나도 다른 친구 집에 가 있었다”며 “딸(의 시신)을 침대에 두면 반려견들이 어떻게 할까 봐 종이상자에 옮기고 옷으로 덮어뒀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시(檢屍) 결과 골절 같은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양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또 A 양 부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A 양이 숨지기 전후 행적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양 부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