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정화 능력 갖춘 곳 속속 분양… 2년 뒤면 주택 구분 잣대 될지도
허진석 산업2부장
“중동에 갔더니 인공강우를 자주 내리면서 먼지를 잡는다고 현지에서는 그러는데, 그렇게 실용적으로 인공강우를 활용할 수 있나.” “미세먼지가 국외에서 떠밀려온다고 하는데, 바람에 실려 오는 거면 곧바로 다시 날려 가버려야 하는 것 아닌가.”
미세먼지에 민감해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까지 들고 다닌다는 그는 고깃집이나 밀폐된 식당 등 일상 속의 좋지 않은 미세먼지 현황을 진지하게 전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미세먼지는 사실상 피할 길이 없다. 집에서 공기청정기를 틀어 둔다고 해도 청정기 주변 위주로 정화되는 데다 오랫동안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 건강에 해롭기 때문이다. 창틈이나 문틈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가 섞인 공기를 막는 것도 현재 주택에선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집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 전체를 거르게 되면 문을 닫고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돌릴 때와 달리 환기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집 내부의 공기도 별도로 흡입해 정화하는 기능도 갖췄다.
미세먼지와의 전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관에서 공기바람으로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 장치나 옷이나 신발에 붙은 먼지를 털 수 있는 집진기형 청소도구를 갖추는 곳도 있다. 조리 중에 많이 나오는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자동 주방 환기 시스템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
창틀 틈이나 현관문 틈새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잡는 것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파트의 밀폐성이 높아지는 데다 아파트 내부의 정화된 공기압을 외부보다 조금 더 높게 유지하는 양압 설비로 이런 미세먼지마저 잡는다는 곳도 있다.
완공 후 미세먼지 저감 장치들의 성능은 검증해 봐야겠지만 앞으로 이런 설비를 도입하지 않은 건설사는 찾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이런 시설들을 추가한다고 분양가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설명이다.
자동차를 둘러싼 기술이 급변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차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데, 바야흐로 아파트 구입 때 미세먼지 차단 능력을 염두에 둬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허진석 산업2부장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