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가 마이너스 6억6000만 달러(약 ―7788억 원)로, 2012년 4월 이후 7년 만에 적자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수요 급감으로 수출이 6개월째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면서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보여주는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은 작년 4월보다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4월 외국인 배당이 집중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5월부터는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4월에 외국인 배당이 많아 배당소득수지가 적자(49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월에는 이보다 많은 63억6000만 달러의 배당소득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많아서 경상수지 흑자를 나타냈었다. 한국처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 국가는 대외 충격을 줄이고 국내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적정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필수적이다. 1995∼1996년 경상수지 적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 1997년 외환위기를 부른 단초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일회성 적자라는 변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위기 가능성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대내외 경제 상황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세계은행(WB)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2.9%에서 4일 2.6%로 내렸다. 특히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성장률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기업 상황은 더 어렵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실적이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