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16강전,日에 앙갚음 전반 수비 치중 점유율 밀렸지만 후반 포메이션 바꿔 분위기 반전 최준 크로스, 오세훈 헤딩 결승골 9일 8강전도 역습 전략 필요
193cm 장신 오세훈, 2경기 연속골 한국의 오세훈(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5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39분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뒤 벤치에 있던 선수들과 어우러져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오세훈의 골로 1-0으로 이기고 9일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과 8강전을 벌이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이 5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 울산 현대고 동기 최준-오세훈 콤비의 극적인 결승골 합작 덕택에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은 최전방과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승리를 도왔다.
한국은 전반전에 일본의 예봉을 피하며 수비에 치중했다. 전반전은 점유율 72%-28%로 일본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수비 위주였던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섰던 정정용 감독은 수비수 이지솔(대전 시티즌)을 빼고 발 빠른 엄원상(광주FC)을 측면 공격수로 투입해 4-4-2 포메이션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좌우 사이드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한국의 전술 변화에 일본 수비라인이 흔들렸고 주도권은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정 감독의 과감한 전술 변화와 용병술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가게야마 마사나 일본 감독도 “한국의 전술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2018년 오세훈은 프로(울산 현대)로, 최준은 대학으로 갈라졌지만 둘은 고교 시절 찰떡 콤비였다. 최준은 날개 공격수, 오세훈은 최전방 공격수로 이날 기록한 결승골 같은 골을 많이 잡아냈다. 최준은 “대회에서 한두 개씩 1년에 10골 이상은 이렇게 넣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왼쪽 수비수로 나선 최준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해 귀중한 골을 도왔다. 193cm의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아르헨티나와의 F조 마지막 경기에서도 헤딩 선제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다양한 대륙의 선수들을 상대하며 체격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은 오세훈은 “4강 진출과 우승은 꿈이 아니라 목표다. 누구든 올려주면 또 넣겠다. 4강전에서도 좋은 모습 기대하셔도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은 9일 오전 3시 30분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을 상대로 ‘4강 신화’ 재현에 나선다.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세네갈을 이기면 박종환 감독이 일구었던 ‘멕시코 신화’에 이어 36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진출한다.
한준희 위원은 “세네갈은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했던 팀 선수들과는 달리 운동 능력이 좋아 빠른 스피드와 탄력에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세네갈이 공간을 활용하면서 스피드를 살리는 공격으로 나설 때 한국은 일본전에서처럼 먼저 수비를 다진 뒤 역습을 노리는 실리적인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대회 무패 행진(3승 1무)을 벌이고 있는 세네갈은 공격수 아마두 사냐와 이브라히마 니안(이상 FC메스)이 매섭다. 사냐는 타히티와의 A조 1차전에서 킥오프 후 단 9.6초 만에 골을 넣는 등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나이지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1골을 넣어 4골을 기록하고 있다. 니안도 2골로 세네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