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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LG화학 ‘구미형 일자리’ 협의 착수

입력 | 2019-06-06 03:00:00

전기차 배터리 노사상생 모델… 與의원 “빠르면 이달중 조인식”
LG는 신중… 與 발표에 당황한듯




경북도와 구미시가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기반으로 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실무협의에 착수한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5일 경북 구미시 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경북도와 구미시가 투자유치단을 꾸리고 조만간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간다”며 “이르면 6월 안에 (최종 타결 후) 조인식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7일 LG그룹 본사를 방문해 구미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유치 의향서를 직접 제출할 예정이다.

구미형 일자리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합의한 ‘광주형 일자리’에 이은 두 번째 노사상생 일자리 모델로 추진될 계획이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컨소시엄), 노동계가 함께 적정 임금을 정하고, 공장 근로자들에게 주택 및 의료 복지 혜택을 주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와 함께 2차전지의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단지 조성도 함께 추진된다.

그동안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TK(대구경북) 출신인 민주당 김부겸 홍의락 김현권 의원, 장세용 구미시장 등 여권 인사들은 구미형 일자리를 위해 LG그룹과 물밑 접촉을 진행해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보다 임금 문제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LG가 이미 수주한 물량이 상당해 협상 진전이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도 “구미가 전자산업을 이끄는 국가 경제발전의 일등공신이었지만 대기업들이 하나둘 공장을 이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도 최대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협상 타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LG화학 측은 이날 “투자유치 의향서를 받으면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실제로 LG화학은 이날 김 의원의 발표에 당황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전기차 배터리 해외 공장 증설계획과 국내 투자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제2의 광주형 일자리를 노리는 곳 중 군산보다는 구미가 협상이 더 빠를 것 같은 분위기”라면서도 “광주형 일자리도 협약 체결 직전에 무산된 적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