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백악관 고문보다 앞자리, 전용기 탑승까지 고려했다 취소 2016년엔 부시家 비판했지만 백악관 들어가며 정치세습 행보 트럼프, 노르망디 상륙 기념식 참석… 英여왕-메이 ‘동맹 강조’ 처칠 책 선물
“우리는 영원한 동맹” 5일 영국 남부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영국 왕실 인사와 각국 지도자가 대거 참석했다. 앞줄에 찰스 영국 왕세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부터) 등이 서 있다. 포츠머스=AP 뉴시스
○ 왕조 건설 프로젝트 본격화
뉴욕타임스(NYT)는 4일 “그간 미국의 비공식 왕조는 케네디가였지만 이번 주 트럼프 일가는 자신들을 이것의 2019년 버전으로 포장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자녀들은 이날 아버지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았다. 일부 백악관 수석고문보다 앞이었다. ABC방송 등은 당초 백악관 측이 대통령 자녀들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태우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수행원 자리가 모자란 데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접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엔 공화당 경선의 경쟁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강력 비판했다. 대통령 아버지와 형을 둔 그가 또 백악관을 넘보는 것은 전형적인 족벌정치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자신이 백악관 주인이 되자마자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혔다고 CNN은 꼬집었다.
○ 내정 간섭 논란도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마지막 날인 5일 남부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1944년 6월 실시된 이 작전은 연합군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기념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외에도 메이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서방 정상이 대거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44년 6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해 전했던 기도문의 일부를 읽었다. “우리 은총과 우리의 대의에 의해 아들들이 승리할 것을 압니다. 우리 단합된 십자군에게 믿음을 주시옵소서”라는 문구를 낭독했다.
한편 영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유력 차기 총리 후보인 ‘영국의 트럼프’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과 약 20분간 통화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후보들과의 접촉설도 나도는 등 그의 내정 간섭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가디언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수록 미국의 관할구(satrapy)에 가까워지는 듯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