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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맥주도 ‘4캔 1만원’ 시대… 내년부터 L당 세금 캔맥주 415원↓ 생맥주 445원↑

입력 | 2019-06-06 03:00:00

당정, 맥주-막걸리 종량세 전환 확정




이르면 내년부터 편의점에서 국산 맥주도 ‘4캔에 1만 원’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수제 캔맥주도 가격이 내려가 소비자의 선택권은 다양해진다. 업체 간에도 의견이 분분했던 소주는 주류세 개편이 미뤄져 일단 현재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5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열어 맥주와 막걸리 과세방식을 종가세(가격 기준)에서 종량세(용량이나 도수 기준)로 바꾸는 주류과세체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된 주세 개편안은 올해 7월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반영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 국산 캔맥주·수제 맥주 수혜

정부는 종량세 개편에 찬성하는 맥주와 막걸리만 우선 종량세를 적용하고 소주 등 나머지 주종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으로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국산 캔맥주와 중소기업이 생산한 수제 맥주다. 국산 캔맥주의 세금은 L당 415원(주세, 교육세 등 포함),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500mL 기준으로는 207.5원 낮아진다.

국산 캔맥주 세 부담이 줄면서 내년부터는 ‘국산 맥주 4캔에 1만 원’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편의점에서 500mL짜리 국산 맥주 1캔은 평균 2850원으로 세금 인하 폭을 반영하면 2600원가량이 된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낮아진 세율을 반영해 출고가가 내려가면 국산 캔맥주도 4캔당 1만 원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이 낮아진 수제 맥주도 가격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 원가가 비싼 수제 맥주는 이에 비례해 높은 세금을 부담해왔다. 정부는 수제 맥주는 L당 평균 110원가량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수제 맥주업계 관계자는 “세제가 바뀌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3, 4캔에 1만 원 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소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외국산 수입 맥주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맥주 전체적으로는 세금이 늘어나지만 수입 맥주의 40%가량을 국내 맥주 업체가 공급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국내 맥주 3사는 수입 맥주에서 늘어난 세금 부담을 국산 맥주 세금 인하분에서 충당하고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입 맥주의 ‘4캔 1만 원’ 판매도 지금처럼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별로는 기네스 등 고가 맥주 세금은 줄어들고 하이네켄 등 저가 맥주 세금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맥주업체가 판매하는 생맥주도 세금은 대폭 오르지만 가격은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생맥주의 세 부담은 L당 445원 늘어나지만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을 20% 낮춰 207원만 올리기로 했다. 기재부는 “업체가 생맥주에서 늘어난 세금을 캔맥주에서 얻은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 소주는 그대로

소주와 와인, 위스키 등의 주류세 개편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기재부는 “아직 의견수렴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정해진 시한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급 증류식 소주인 화요도 종가제에서 종량세로 전환을 요구했지만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요 관계자는 “주종별로 세금이 다르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면서 “지금 같은 체계에서는 고급화를 위한 투자는커녕 내수시장에서조차 살아남기 힘들어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업체는 “주류세를 개편하면 위스키 세 부담이 내려가 소주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염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