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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영향에 적절히 대응” 파월, 美금리인하 깜빡이 켰다

입력 | 2019-06-06 03:00:00

“경기 확장 유지되게 할 것” 기존 ‘인내심’ 강조서 변화
금융계, 연내 두차례 인하 예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금리 인하에 거리를 둬왔던 연준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침내 인하 ‘깜빡이’를 켠 것이다.

파월 의장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글로벌 무역전쟁 이슈가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탄탄한 고용과 목표치 2% 안팎인 인플레이션과 함께 미국 경기의 확장이 유지되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은 그동안 ‘인내심’을 강조해왔던 파월 의장의 발언이 바뀐 점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현재 (기준 금리를)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만한 강력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며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무역전쟁의 장기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연준도 유일한 대응책인 금리 인하 카드를 배제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0%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 인하 폭이 더 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연준이 올여름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필요하면 가을에 더 내리는 게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날 미국 증시 주요 지수는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위험 자산인 주식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란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2.06%)을 보이며 25,332.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4%, 나스닥지수는 2.65% 각각 상승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