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이후 黃과 두 번째 만남…악수 후 짧은 대화도 文대통령 "극단에 치우침 없이 상식 선에서 애국 생각해야" 지난해 추념사 보다 잦아든 언급…한국당 막말 사태 겨냥 黃에 '여야 대표 회동-일대일 회동' 나서 달라는 메시지도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보수’와 ‘진보’ 단어를 각각 9번씩 언급하며 이념 간 대립이 아닌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대여 투쟁의 선두에 서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추념사에선 이념 대결 대목이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은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며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 추념사에서는 보수와 진보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각각 총 9번이 언급됐으며, 이번 추모사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거론된 단어로 집계됐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일련의 막말 사태와 관련 이념 대결이 극한 대치로 치닫는 데 대한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여야 대표 회동 형식을 놓고 문 대통령과 팽팽하게 신경전으로 벌이고 있는 황 대표에게 이념을 넘어 애국을 위해 결단을 내리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발신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청와대는 황 대표 측에 오는 7일 오후 5당 대표회동과 일대일 단독 회담을 동시에 갖자고 제시한 상태다.
추모식에 입장하며 문 대통령은 황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몇 마디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에서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그러면서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며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념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국가’로 총 25번 언급됐다. 이어 ‘우리’는 24번, ‘유공자’는 19번이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정부’를 10번 언급하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정부의 책임과 보훈 정책도 강조했다. 또 ‘애국’은 9번 언급됐다.
한편,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먼저 황 대표에게 악수를 청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5·18 기념식에서 김 여사가 의도적으로 황 대표를 피하고 악수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