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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송 늘리고 더 싸게… 이커머스업 경쟁 격화

입력 | 2019-06-07 03:00:00

1위 쿠팡 약진에 후발주자 활로모색
위메프, 사실상 전상품 최저가 보상… 티몬, 무료배송 매주 금요일로 확대
쿠팡은 음식배달 신사업 추진… 업계 “강점 살린 고유모델 구축”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감수하며 공격적 투자를 감행한 쿠팡의 매출이 지난해 말 기준 4조4147억 원으로 급증한 가운데, 매출액이 4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는 위메프와 티몬은 쿠팡의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위메프는 ‘최저가 보상제’ 확대 도입을 선언했다. 상품권 등 환금성 상품을 제외한 모든 상품이 보상제 대상이다. 처음엔 생활필수품에 한정했지만 이를 사실상 전 상품으로 확대한 것이다. 유료 회원인 특가클럽 회원에겐 차액의 2배를 보상한다.

티몬은 매달 8일 진행해온 ‘무료 배송데이’를 매주 금요일로 확대했다. 이진원 티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소비자들이 무료 배송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확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제 살 깎아먹기에 가까운 최저가 보상제와 무료 배송을 확대하는 데는 역설적으로 누적되는 적자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티몬은 최근 5000만 달러(약 589억 원)를 투자받았지만 적자 폭은 갈수록 커져 지난해 영업손실은 1000억 원이 넘는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적자 폭은 확대되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해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일단 매출을 최대한 키우고 회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1조435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증가했다. 이 중 60%를 넘게 차지하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9조9821억 원으로 26.9% 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100조 원을 돌파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올해 13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최근에 불붙은 최저가 및 무료 배송 경쟁 이후 업체마다 각기 내세우는 사업모델이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송 분야에 강점을 가지거나 가격 정책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식으로 특화되는 것이다.

위메프는 지난해부터 상품 직매입을 축소하고 상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위주의 사업 모델로 방향을 돌렸다. 지난해 매출이 2017년과 견줘 423억 원 떨어졌지만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27억 원 줄어들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을 할 경우 물류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2014년 일찌감치 로켓배송(주문한 다음 날 상품이 도착하는 배송)을 선보여 현재 유료 회원만 250만여 명(무료 회원 수는 비공개)을 확보한 쿠팡은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과 싼 가격을 앞세운 경쟁력은 각인시켰다고 보고 새로운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쿠팡은 최근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 이츠’를 선보였다. 쿠팡 관계자는 “인터넷 가격을 모니터링하며 사실상 최저가로 팔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외국과 달리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 수가 많지만 쿠팡이 점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티몬과 위메프 같은 업체는 향후 매각을 위해서라도 매출을 늘릴 필요가 있어 당분간 치킨게임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