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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값 3년만에 최고… 1돈 19만원 육박

입력 | 2019-06-07 03:00:00

경제 불확실성 커지며 金투자 급증
“미중 무역전쟁에 안전자산 선호”… 연초보다 9% 올라 1g 5만원 돌파
지난달 거래량 9개월만에 최대… 美금리인하 신호도 상승 부채질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금값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면서 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KRX금시장에서 금은 g당 5만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1돈(3.75g)으로 환산하면 18만9113원이다. 올해 초 g당 4만6240원에서 출발한 금값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연초보다 9.06% 올랐다. 금값이 5만 원 선에 진입한 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던 2016년 7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금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5월 한 달 동안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557.7kg으로 집계돼 지난해 8월(776.8kg) 이후 가장 많았다. 이달 들어서도 3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금 거래량은 39.1kg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 26.6kg보다 약 47% 증가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배경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있다. 대내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가격도 올라갔다는 것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는 “통상 금 거래량은 가격이 낮을 때 늘어난다. 최근 금값이 강세임에도 거래가 활발한 건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내보낸 것도 국내외 금값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미중 무역전쟁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통상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미국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금값은 상대적으로 오르게 된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 금값은 주간 상승률 3.7%를 보이며 온스당 132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었던 2월 20일 온스당 1343.3달러에 근접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니 테베스 UBS그룹 애널리스트는 “무역전쟁과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기 때문에 국제 금값은 온스당 1300달러 선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대표적 투자 상품인 금펀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을 넘는 12개 금펀드에 올해 들어 98억 원이 유입됐다. 다만 금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79%에 그치고 있다. 금펀드는 금 관련 기업이나 지수에 연동되는 선물(先物)에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과 금값 상승률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금값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렵고 기준금리 인하 이슈도 있기 때문에 금값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되면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빠르게 없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