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환경성 질환과 예방법/니콜라스 피놀트 지음·박석순 옮김/348쪽·1만8000원·어문학사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는 “네덜란드에서는 전자파를 적게 발생시키는 ‘에코 와이파이 중계기’가 개발됐다”며 “기술만이 아니라 건강, 환경 측면에서 전자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62)는 뇌종양, 암, 자폐, 불임 등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가 전자파라고 했다. 전자파의 유해성과 전자파로부터 안전하게 지내는 방법을 담은 ‘전자파 환경성 질환과 예방법’을 번역한 박 교수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연구실에서 4일 만났다. 캐나다 출신 건강탐사보도 저널리스트인 니콜라스 피놀트가 각종 논문과 연구 결과를 망라해 쓴 이 책(원제 ‘The Non-Tinfoil Guide to EMFs’)은 아마존닷컴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박 교수는 살충제 남용의 위험을 알린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을 다시 살피며 자료를 찾던 중 전자파의 유해성을 경고한 책을 발견했다. 지난해 번역 출간한 ‘전자파 침묵의 봄’(케이티 싱어 지음·어문학사·1만6000원)이다.
미국, 유럽에서는 전자파의 유해성을 연구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이야기다. 그는 잠잘 때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 두거나 비행 모드로 바꾸고, 침실에 와이파이 중계기를 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기와 거리가 멀고 사용 시간이 짧을수록 전자파에 적게 노출됩니다. 차폐막을 설치하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수분에 잘 흡수되는 전자파의 특성상 인체 수분 비율이 높은 어린이는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산부는 컴퓨터를 쓸 때 앞치마처럼 생긴 차폐복을 입는 게 좋다.
“전자파는 정자의 활동을 둔화시키기 때문에 남성은 바지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어서는 안 됩니다. 여성은 상체 가까이 스마트폰을 두지 않는 게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되고요.”
“포브스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화웨이, 애플에 비해 전자파 방출량이 적습니다. 의지만 있으면 기업은 안전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부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요. 이를 위해 전자파를 연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계속 내는 것이 학자로서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