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참사 수색 현장
다리 통과하는 인양선 7일(현지 시간)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인양선 ‘클라크 애덤’호가 머르기트 다리를 지나고 있다. 클라크 애덤호는 사고 현장에 도착한 뒤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부다페스트=뉴시스
6일 오후 5시경(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상공 약 457m. 4인승 민간 헬리콥터 조종사 A 씨는 강물을 가리키며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다뉴브강은 흙빛으로 탁했지만 고요하게 흘렀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관광하는 사람들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도 보였다.
지난달 29일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뒤 7일 현재 수중 수색과 인양 준비 작업 등으로 시신 11구가 발견됐다. 남은 실종자는 8명으로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6일부터 헬기 3대 및 소형 선박, 경찰견 등을 동원해 수상 수색을 강화했다. 7일부터는 수색용 드론도 투입했다. 물속에 있던 시신이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취재진도 헬기를 타고 1시간 반 동안 다뉴브강 일대를 둘러봤다.
부다페스트에서 멀어질수록 강변은 자연의 모습을 드러냈다. 허블레아니호 침몰 지점에서 40∼50km 떨어진 에르치, 어도니 일대에는 강 주변을 따라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나뭇가지와 온갖 부유물이 수풀 곳곳에 끼여 있었다. 떠내려오던 시신도 수풀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시신 4구가 수습됐다.
현장에 파견된 임병호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수온이 점차 올라가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지문 채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수색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3시(한국 시간 7일 오후 10시)경 현재 인양선 ‘클라크 애덤’호가 사고 지점에 도착하면서 인양 작업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인양에 필요한 와이어를 설치하고 시신 유실 방지 작업 등을 마치면 바로 인양할 계획이다. 와이어 설치와 유실 방지 작업에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헝가리 대테러청(TEK) 관계자는 “기상 상황과 유속 등 모든 상황이 긍정적”이라며 “2, 3일 이내에 인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양선 클라크 애덤호는 이날 오전만 해도 사고 지점에서 상류 방향으로 5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수심이 낮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헝가리 당국은 클라크 애덤호가 교각을 통과할 수 있도록 예인선을 사용했다. 이날 희생자 4명에 대한 화장을 시작으로 장례·운구 절차에도 들어갔다. 이상진 정부합동신속대응팀장은 “화장을 마친 유가족들은 빠르면 이번 주말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서동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