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필요하면 금리 더 내릴수도”… WSJ “연준, 이달 인하 여부 논의”
유럽중앙은행(ECB)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요 신흥국들이 최근 기준금리를 잇달아 내린 데 이어 미국과 ECB까지 금리 인하 신호를 보이면서 세계 각국이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시기를 당길 가능성이 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6일(현지 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필요하면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수도 있고, 양적완화를 위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현재 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인상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악화되면 이 기간 내 언제라도 금리를 지금보다 더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의 충격과 신흥국 불안을 지목하며 “성장을 둘러싼 위험은 하락 쪽을 가리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금리 인하 초읽기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연준이 이르면 이달 금리를 내릴지를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며 “당장 이번 달 아니면 다음 달, 또는 그 이후에 인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무역전쟁의 영향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