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지역평균의 105%’ 제한… 일부 단지 “아예 후분양으로 전환”
“모델하우스까지 지어 놨는데 분양 기준이 바뀐다니 난감하네요.”
징검다리 연휴인 7일, 이달 중 분양이 예정됐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단지 조합과 시공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현충일 전날 분양가 책정 방식을 갑자기 바꾸면서다.
HUG가 ‘디데이’로 정한 이달 24일까지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한 단지는 앞으로 더 떨어진 분양가로 일반 분양에 나서야 한다. HUG는 24일 이후 분양보증 신청 단지는 인근에 분양보증서를 발급한 지 1년이 지나고 아직 준공 전인 아파트가 있다면 지역 평균 분양가의 105% 이내로 분양가를 묶는다. 기존 110%에서 5%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분양 중인 아파트 없이 준공된 곳만 있다면 지역 평균 매매가의 100% 내에서 분양해야 한다.
일부 단지는 아예 후분양으로 분양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금 분양한다면 ‘인근 시세의 100%’로 분양해야 한다. HUG의 분양가 조정 이후 주택청약에 몰리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약 당첨으로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로또 분양’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가 하락하는 만큼 청약 참여 소비자는 늘고 재건축 단지는 줄어들 수 있어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