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윙스의 “With A Little Luck”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긍정적인 대화를 하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평가와 강요에 질린 아이들에게는 먼저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질문과 경청이 필요하죠. 인간은 자신을 탓하고 싶지 않기에 주변 사람들과 세상을 탓하게 되고, 남 탓이 멈춰져야 비로소 내 문제를 직시할 수 있게 됩니다. 상황과 감정에 대한 이해와 공감과 위로가 충분히 이루어진 후 발전으로 나아가는 논의와 조언이 있기 전에 거쳐야 할 단계가 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게 해줄 격려의 단계죠.
격려가 효과적이려면 먼저 격려의 초점이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상황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는 “객관적으로 보면 상황이 그렇게 절망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 지금까지 겪었던 실패들 때문에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거든? 나와 함께 문제들을 점검해 보자”라는 식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격려가 효과적입니다. 그보다 더 심한 수준, 자신감을 잃고 두려움에 떠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일깨워주는,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격려가 더 필요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폴 매카트니가 비틀스에서 나와 만든 그룹 윙스의 노래 ‘운만 좀 따라준다면’은 자신감을 잃고 흔들리는 친구에게, 또한 스스로에게 전하는 격려입니다. “운만 조금 따라준다면, 우린 이걸 해낼 수 있어. 저 가녀린 버드나무도 혹독한 계절을 이겨내는데, 우리라고 못하겠어? 운만 조금 따라준다면, 사랑만 있다면 우린 이 세상을 흔들어 놓을 수 있어. 벌써 이 동네가 들썩이고 있잖아?” 격려의 초점과 내용이 좀 모호하지만 이 정도의 격려도 훌륭합니다. 잘 생각하고 준비해서 진심으로 격려해 준다면, 그리고 운도 조금 따라준다면 효과적인 격려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이겨내며 얻게 된, 귀여운 얼굴을 겉도는 외롭고 슬픈 눈빛으로 불러주는 이 노래로 저는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저만이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아이들의 삶을 바꿔 놓은 매카트니 형님의 생일이죠. 생일 축하드리고, 제 어린 시절의 위로와 격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