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포함 13면 전용 경기장 보유 인구 7만에 동호인 400~500명, 이른 아침엔 어르신들 코트 점령 13년째 동아일보기 유치 효과로 각종 대회 이어져 지역경제 도움
지난달 경북 문경시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경북 상주시에서 열린 경북어르신생활체육대회에서 정구 경기를 치르고 있는 83세의 대회 최고령 참가자 우희원 씨. 대한정구협회 제공
1970년대 중반 이후 테니스에 밀려 입지가 줄어들었던 정구는 최근 중장년층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 다른 라켓 스포츠보다 덜 격렬하면서도 활동량이 많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한정구협회 생활체육 동호인 선수 등록 현황에 따르면 80대 선수는 122명에 이르며, 90대도 9명이나 있다.
상주에 사는 우 씨가 매일 문경으로 이동해 정구를 즐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구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문경시는 실내경기장 두 면을 포함해 도합 13면의 정구 전용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 문경국제정구장은 매일 아침 정구를 치려는 수십 명의 동호인으로 붐빈다. 인구 7만여 명의 문경에는 정구 동호인이 400∼500명에 달한다. 우 씨는 “아침 시간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두 경기를 하고 나면 코트를 비워줘야 한다”며 웃었다.
문경국제정구장에서는 2008년 정구 아시아선수권대회, 2011년 정구 세계선수권대회 등이 개최됐다. 1980년대까지 탄광 도시였던 문경은 폐광 이후 스포츠 도시로서 활로를 찾고 있다. 국군체육부대가 위치한 문경은 최신 시설인 종합체육관, 시민운동장이 밀집한 데다 육상, 정구, 씨름 등 실업팀이 활성화돼 있다.
문경시에 따르면 선수뿐 아니라 가족과 관계자, 관객 등 연간 3만 명 이상이 대회 출전과 전지훈련 등으로 문경을 찾는다. 그중 핵심은 정구다. 지난달 개최돼 올해로 97회를 맞은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는 2007년부터 13년째 문경시에서 열리고 있다. 임호균 문경시 새마을체육과장은 “선수단 및 가족을 포함해 매년 1500여 명이 찾는 동아일보기 대회 기간에는 매년 약 3억8000만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