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유람선 이르면 10일 인양
8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인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헝가리 당국자들이 지난달 29일 침몰한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하기 위한 와이어 연결 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뉴시스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인양 작업이 빠르면 10일(현지 시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송순근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 구조대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인양 목표 시점은 10일 오후지만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본 와이어가 언제 배 밑으로 통과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고 지역 수심은 7.2m였다. 유람선 높이가 5.4m여서 인양선이 1.8m만 들어 올리면 허블레아니호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인양팀은 이날 강선 6개를 묶은 22mm 두께의 본 와이어로 선체 4곳을 감싸 결박하는 등 인양 준비에 집중했다. 인양 성공을 위한 예행연습도 오전 11시부터 이뤄졌다.
시신 수습은 선체를 들어 올리는 순서에 따라 3단계로 이뤄진다. 송 구조대장은 “가장 먼저 헝가리인 선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타실을 수색하고 이후 갑판과 갑판 아랫부분을 차례로 들어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8일 오후 6시 30분경 사고 지점에서 22km 떨어진 에르드 지역에서 한국인 여성 시신 1구가 또 발견됐다. 신원 확인 결과 20대 한국인 여성으로 밝혀졌다. 허블레아니호 한국인 탑승객 총 33명 중 사망자는 19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는 7명, 생존자도 7명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양국 합동수색팀의 수색 작업에 동행했다. 부다페스트에서 약 96km 떨어진 두너우이바로시를 본부로 삼은 수색팀은 두 팀으로 나눠 상·하류 쪽으로 각각 46km, 24km 구간을 집중 수색했다. 수상 수색은 한국 측이 주도했다. 상류 수색은 소형 보트 2척으로 진행했다. 대형 보트가 접근하면 거센 물살에 유실될 가능성을 세심하게 고려한 조치였다. 헝가리 측은 육지 수색 및 실종자 발견에 대비한 잠수사 등을 지원했다. 헝가리 정부와 독일대사관이 지원한 수색견 7마리도 처음 수색에 참여했다. 수색견 훈련사 레호츠키 라슬로 씨는 “전문 훈련을 받아 지진과 산사태 현장 수색 경험이 풍부하다. 수중에서 30m 떨어진 곳의 냄새도 맡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바이킹 시긴호는 관광 크루즈 영업을 재개하면서 사고 흔적이 남아 있던 배 오른쪽 앞머리 부분에 페인트칠을 새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후 3시 현재(한국 시간 오후 10시)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항구에 정박해 있는 이 선박은 이날 밤 부다페스트에 입항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선박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바이킹 시긴호 유리 C 선장은 변호인을 모두 교체하며 영장 항고심에 대비하고 있다. 선장의 변호를 맡았던 기존 변호인은 사임했다. 선장 본인의 증거 인멸 정황 및 과거 사고 전력에 기존 변호인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부다페스트=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서동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