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3일전 칼-표백제 등 구입 지난달 22일 제주의 한 마트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물품들을 사는 고유정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아내에게 살해당한 남편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범행 현장에서 약 500km 떨어진 인천의 한 재활용품업체에서 발견됐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살인 사건 피의자인 고유정(36)이 살해한 전남편 강모 씨(36)의 것으로 추정되는 3cm 크기의 뼛조각 수십 개를 5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25일 강 씨가 제주의 펜션에서 살해된 지 11일 만이다.
앞서 고유정은 범행 직후 경찰에서 “강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람선에서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유정이 경기 김포의 아버지 명의 아파트 쓰레기 분류함에서 흰색 종량제 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봉투에 전남편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보고, 이동 경로를 추적해 김포의 한 소각장에서 봉투 안 물체가 500∼600도에 고열 처리된 뒤 인천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밝혀냈다. 경찰은 유전자 검사로 뼛조각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의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고무장갑 등 범행 도구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고유정이 휴대전화로 범행을 전후해 시신 훼손 도구와 시신 유기 수법 등을 검색한 기록도 드러났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