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경제수석 “대외여건 불확실… 美中 통상마찰에 교역-제조업 위축” 하반기 개선 자신감서 한발 물러서
윤종원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대외 여건에 따른 (경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처음으로 경기 회복세 지연 우려를 공식화하면서 낙관적인 경제 상황 인식에서 ‘유턴’한 것이다.
윤 수석은 7일 간담회를 갖고 “1분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은 “(미중) 통상마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도 기대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통상마찰이 (화웨이 사태 등 미중 간의) 글로벌 백본(backbone·중추 통신망) 경쟁 등과 결부되면서 조금 더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일자리에 대해서도 윤 수석은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고용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수석은 이날 간담회에서 ‘하방’을 10차례 언급했다. 청와대가 경제수석을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에도 하반기 경기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해당하는 2% 중후반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의 경제 상황 인식 변화를 두고 46일째 국회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 통과를 압박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겨냥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북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환송에 나선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추경이 안 돼 답답하고 국민도 좋지 않게 볼 것”이라며 추경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당부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