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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 제주산 쓰레기 없었다”…원희룡, 이재명에 판정승

입력 | 2019-06-10 12:01:00

환경부·경기도·평택시 결론…평택항 폐기물 전량 처리
제주도·제주시, 경기도에 사과 요구…도의회 유감 표명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스1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서 환경부 관계자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한국으로 반입된 폐기물을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2019.2.7/뉴스1

14일 제주시 회천동 제주회천매립장에 압축포장된 폐기물이 쌓여 있다. 2019.3.14/뉴스1 © News1


 경기도 평택항으로 반송된 필리핀 불법 수출 쓰레기의 출처를 두고 벌어졌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무소속)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더불어민주당)의 맞대결이 원 지사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10일 환경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와 경기도, 평택시는 평택항 동부두 컨테이너 터미널 내 폐기물 약 4666톤(컨테이너 195개)에 대한 출처를 확인한 뒤 전량 처리했다.

확인 결과 해당 폐기물은 지난해 11월 수출이 보류된 폐기물 1272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각각 평택항으로 돌아온 폐기물 3394톤(지난해 12월 2183톤·올해 2월 1211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제주시 압축폐기물 등 제주도에서 생산된 폐기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평택시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해당 폐기물 처리 업체인 J사와 G사에 처리를 명령했다.

1400톤은 J사가 처리했으나 나머지 3200톤은 G사의 불응으로 행정당국이 소각 처리했다. 현재 평택시는 G사에 처리비용 9억원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한 상태다.

그동안 경기도는 제주도와 제주시에 보낸 항의 공문(4월20일·26일)과 보도자료(4월28일) 등을 통해 평택항 내 폐기물 처리에 대한 행정대집행 비용을 제주도에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해당 폐기물이 제주산임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4월28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그 압축폐기물이 평택항으로 되돌아왔다”며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정작 피해는 경기도민들이 보고 있다”고 거들기까지 했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4월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지사의 SNS 글에 대해 “정치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이 지사가) 사실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너무 서둘렀다”고 불쾌감을 보인 바 있다.

경기도는 지난 4월27일 제주시와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 세관이 평택항 내 폐기물 컨테이너 8개에 대한 샘플조사를 실시해 제주산 폐기물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후 추가적인 전면 조사를 강행하며 제주도를 압박해 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평택항에 제주산 쓰레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지난 경기도의 입장과 이 지사의 발언은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제주시는 이미 지난 4월 경기도에 정정 보도자료 발표와 제주도민에 대한 공식 사과 등의 내용이 담긴 항의 공문을 보낸 상태로, 제주도 역시 조만간 비슷한 후속 조치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산 폐기물의 경우 선박을 통해 반출되고 있는 만큼 별도의 분쇄·포장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단순히 마대에 담겨 있는 타 지역 폐기물과는 명확히 식별된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향후 경기도에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했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도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박원철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민주당·제주시 한림읍)은 “경기도가 섣부르게 입장을 밝힌 것은 유감스럽다”며 “다만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차제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세히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시는 2015년 8월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에 ‘제주시 SRF(Solid Refuse Fuel·고형폐기물연료) 생산시설’을 구축했으나, 건조시설 누락으로 고형폐기물연료 중간처리물인 압축폐기물을 양산하며 이를 도외로 반출해 왔다.

제주시는 센터 운영업무를 한불에너지관리에 위탁했고, 한불에너지관리는 압축쓰레기 도외 반출·처리 업무를 G사 등에 재위탁했었다.

문제의 업체인 G사는 2016년 12월 한불에너지관리와 최초 계약을 체결할 당시 사업계획서에 ‘압축폐기물을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했었다. 애초에 체결해서는 안 되는 계약이었다.

결국 G사는 2017년 1월 2016년산 제주시 압축폐기물 2712톤을 필리핀 세부항으로 불법 수출했다. 그러나 연료 판정을 받지 못해 평택항으로 반송조치 당했으며, 이 후 832톤을 창원의 한 소각처리시설에서 처리한 뒤 같은 해 7월 나머지 제주시 압축폐기물 1880톤과 국내 7~8개 업체의 폐기물 3220톤 총 5100톤을 필리핀 민다나오로 재수출했다.

G사는 2017년산 제주시 압축폐기물 9262톤 가운데 8637톤은 군산항 물류창고에, 나머지 625톤은 광양항 부두에 장기 보관해 왔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