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인 지강 양한묵 선생(1862∼1919)은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다. 전남 해남군 옥천면 출신인 양 선생은 3·1운동 당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태화관에서 개최된 독립선언식에 참석해 천도교계를 대표해 서명하고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뒤 1919년 5월 26일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독립을 계획하는 것은 조선인의 의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던 선생은 옥중에서 숨진 유일한 민족 대표다.
양 선생 생가가 독립운동 교육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해남군은 옥천면 영신리에 조성한 양 선생 생가와 기념관(사진)을 준공하고 12일 개장식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영신마을에는 선생이 공부하던 ‘소심제’를 비롯해 사당 덕촌사, 1992년 세워진 지강 양한묵 선생 순국비 등이 있다. 해남군은 2015년부터 생가 복원 사업을 추진해 본채와 별채로 이뤄진 생가와 기념관을 건립했다.
복원된 생가는 안채와 사랑채를 비롯해 당시 농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디딜방아와 장독대, 기존 생가 터에 있던 수령 150년의 감나무 등을 보존했다. 서대문 형무소의 이미지를 본떠 지은 기념관에는 선생의 흉상과 독립선언서 사본 등이 전시된다.
해남군은 선생의 유품을 추가로 확보하고 학생들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생가 일원을 독립운동 역사체험 공간으로 가꿀 방침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