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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 특허권이 기술경쟁 불렀듯, 지식재산이 스타트업 성장열쇠”

입력 | 2019-06-11 03:00:00

[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미국-유럽 특허청장 등 500여명 참석




특허청이 주최하는 ‘2019 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이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주 특허청장과 안드레이 이안쿠 미국 특허상표청장 등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암 치료 등 현대 인류의 발전이 이전 인류가 이룬 업적보다 큰 이유는 지식재산권 같은 인센티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안드레이 이안쿠 미국 특허상표청장)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지식재산연구원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2019 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이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권택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과 박원주 특허청장, 구자열 국가지식재산위원장, 안드레이 이안쿠 미국 특허상표청장, 안토니우 캄피누스 유럽 특허청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지식재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 “에디슨의 특허권이 기술개발 경쟁 촉진”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이안쿠 청장과 캄피누스 청장은 특허권, 상표권이 바꿔놓은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안쿠 청장은 “현대 지식재산 제도의 세계적인 성공은 지난 200년간 지식재산권을 보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현대 지식재산권 제도의 성공은 명확하다“고 했다.

인류의 기술적, 문명적 발전을 이끈 혁신은 지식재산권에서 나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허권과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에는 종교, 사회문화, 성별에 따른 차별이 개입될 여지가 없어 혁신을 속도감 있게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안쿠 청장은 “에디슨이 특허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자들이 다른 종류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원동력을 얻었다”며 “자율주행차, 개인 맞춤 의료 등 빠른 혁신 속도에 맞춰 지식재산을 잘 보호해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캄피누스 청장은 유럽의 특허 제도가 유럽 경제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유럽연합(EU) 대외 무역 중 수출의 93%, 수입의 86%가 지식재산 관련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 특허 출원 중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출원이 종전의 20배 이상 수준으로 성장하는 등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춰 특허청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 지식재산은 스타트업 성장동력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지식재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논의됐다. 유미코 하나모 ET 큐브 인터내셔널 대표는 주제발표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국가가 경쟁하고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혁신”이라며 이제는 유형 자산의 시대가 아니라 지식과 기술이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시대라고 설명했다.

19세기 후반부터 1970년까지가 산업노동경제의 시대라면 1970년 이후부터는 지식경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게 하나모 대표의 설명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이 가진 시장가치의 87%가 특허, 상표, 디자인, 브랜드 등 지식 기반의 무형 자산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1985년까지만 해도 유형 자산과 무형 자산의 비중이 68 대 32 정도였다면 2015년에는 13 대 87로 무형 자산의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전문가들은 지식경제의 선두에 서 있는 기업 형태는 스타트업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플랫폼 스타트업인 샤플의 진창수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지식재산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샤플이 디자인 특허 등 특허 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뒤 49개국에서 4000여 명의 디자이너가 샤플에서 디자인, 상표권, 특허 등 지식재산 등록을 원했다”며 “등록된 지식재산을 통해 제품을 생산, 판매해 디자이너의 지식재산을 지키고 업체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발명가 지원하는 미국


이날 코트니 스토프 미국 특허상표청 법률고문 등은 주요국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 정책과 지식재산 전략을 소개했다. 에릭 푀르묄런 네덜란드 틸뷔르흐대 교수는 플랫폼 경제를 주제로 각 기업과 국가가 혁신성장 정책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제언했다. 푀르묄런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예로 들며 “MS는 2000년 이후 한동안 검색은 구글에, 스마트폰은 애플에 뒤처지며 성장이 주춤했다”고 말한 뒤 “이후 개발자의 특허를 지켜주고 스타트업에 특허를 제공해 함께 성장하는 등 지식재산과 관련한 변화된 모습을 기반으로 반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토프 법률고문은 “미국은 자국 헌법에 특허제도를 넣은 최초의 국가이며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발명가 지원 프로그램 등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기섭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본부장은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망한 기술을 찾고 이를 분석해 유망 산업의 육성 전략을 어떻게 짤지 연구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임소진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산업별 지식재산 수요를 파악하고 산업별 기업별 심층 사례연구를 통해 실효성 있는 지식재산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