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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맛 콜라-라면맛 감자칩 어때요?… 식음료시장 ‘펀슈머’ 마케팅 유행

입력 | 2019-06-11 03:00:00


커피 코카콜라. 코카콜라 제공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매일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과자 신상품을 구입한다. ‘신상 과자 마니아’임을 자칭하는 그는 이색적인 과자가 나올 때마다 맛보고 사진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한다. 그의 친구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선 과자 신제품에 대한 토론이 벌어진다. 제품 정보 공유는 물론이고 맛 품평이 활발히 이뤄진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 땐 각 나라의 이색 과자를 선물로 주고받는다. 김 씨는 “새로운 맛이 나올 때마다 무슨 맛일까 궁금해하다 맛보게 되는 재미가 있다”면서 “소소한 행복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색적인 먹거리에서 재미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른바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이다. 먹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 공유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며 불황을 뚫을 성장동력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농심 포테토칩 육개장사발면맛(왼쪽 사진), 돌 애플망고바. 각 사 제공

농심은 과자와 라면을 결합했다. 생라면을 부수어 라면 수프를 뿌려먹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 지난달 ‘포테토칩 육개장사발면맛’을 출시했는데 감자칩 위에 라면 수프를 뿌려먹는 듯한 맛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생라면보다 얇아 식감이 좋고 짭짤해서 맥주 등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농심 관계자는 “쫄병스낵 안성탕면맛, 쫄병스낵 짜파게티맛 등 라면과 과자를 더한 기존 제품 성공에 힘입어 육개장맛 감자칩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동시에 세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과자를 내놨다. 단맛 짠맛 매운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감자엔 소스닷 청양데리야끼소스맛’을 4월 출시했다. 이 제품은 청양고추의 매운맛과 데리야키 소스의 달콤함, 감자칩의 짭짜름함을 한번에 느낄 수 있다. 오리온이 기존에 선보인 ‘감자엔 소스닷 칠리소스맛’과 ‘감자엔 소스닷 토마토케첩맛’도 인기를 끌었다.

두 가지 맛을 하나로 합친 ‘듀얼 음료’도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는 코카콜라에 커피를 더한 ‘커피 코카콜라’를 4월 출시했다. 풍부한 커피맛 사이로 짜릿하고 시원한 탄산이 퍼지는 게 특징이다. 코카콜라는 따뜻한 커피의 풍부한 맛과 콜드브루의 깔끔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듀얼 브루’ 커피도 내놨다. GS25는 젤리와 음료를 합쳐 3∼5회 흔들면 덩어리 젤리를 맛볼 수 있고 10회 이상 흔들면 젤리 알갱이를 음료와 함께 마실 수 있는 ‘유어스젤리쉑쉑’을 판매 중이다.

오리온 감자엔소스닷 청양데리야끼소스맛(왼쪽 사진), 그랜드 야쿠르트. 각 사 제공 

아이스크림에서도 이색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과일을 통째로 넣어 얼리거나 기존 식음료를 아이스바 형태로 구현하고 있다. 청과 브랜드 돌(Dole)코리아는 애플망고를 그대로 얼려 망고의 진한 풍미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애플망고바’를 5월부터 판매 중이다. 해태제과는 연양갱을 아이스크림으로 변신시킨 ‘연양갱바’를 2월 출시했다. 통팥을 넣는 기존 아이스크림과 달리 연양갱 특유의 팥 앙금을 살려 달콤함과 쫀득함을 강조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를 얼려 바 형태로 만든 ‘그랜드 야쿠르트’를 선보였다. 상큼한 아이스크림 속에 쫀득하고 진한 야쿠르트가 들어 있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먹거리에서의 펀슈머 마케팅은 이종(異種) 간의 결합 등 과거보다 더욱 색다르고 특이한 제품을 내놓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이색적인 자극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펀슈머 마케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와 결합돼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