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핀란드 정상회담 뒤 회견 “트럼프-김정은 서로 신뢰… 北 1년반이상 핵도발 안해” 부산-헬싱키 직항노선 개설 합의 文대통령, 한국당 막말 정면 겨냥 “좋은 말 쓰는것도 민주주의 미덕”
북유럽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 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헬싱키=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로 간 신뢰와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 간, 북-미 간 대화를 계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남북미 간 물밑 채널이 가동 중이라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지만, 청와대는 6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실적으로 시기적 문제나 기간 문제 등을 봤을 때 이달 말에 열릴 것으로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니니스퇴 대통령에게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미일 간의 트랙2 대화의 장을 마련해 큰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헬싱키에서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 등이 참석한 남북미 1.5트랙 대화 채널이 열린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수정해 “핀란드는 지난해 두 차례 남북미 간의 ‘트랙2’ 대화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부산∼헬싱키 간 직항 노선을 개설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첫 노선으로 내 고향 부산과 핀란드가 가까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출신 PK(부산 울산 경남)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장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부산시는 헬싱키 등 부산 출발 국제항공노선 확충 구상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건설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0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제32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사에서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며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의 막말을 비판했다.
헬싱키=한상준 alwaysj@donga.com / 박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