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라이트 클래식 1타차 준우승, 신인왕 압도적 1위에 상금 선두 올해의 선수-최저타수는 2위… LPGA 사상 2번째 위업 가능성
‘핫식스’ 이정은(23·사진)이 1언더파 70타로 주춤하면서 이날 4타를 줄인 렉시 톰프슨(최종 12언더파 201타·미국)에게 1타 차로 뒤져 준우승에 그쳤다. 54홀 대회의 1, 2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린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새벽에 일어나 생중계를 지켜본 국내 팬들도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주 자신의 LPGA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인 US여자오픈으로 장식한 이정은은 일단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은 2연속 우승자’ 명단에 다섯 번째로 이름을 올릴 기회는 놓쳤다. 앞선 4명은 루이즈 서그스, 제인 게디스, 메그 맬런(이상 미국), 박세리 등이다. 하지만 이는 이정은이 LPGA투어에서 뛰는 한 매년 잡을 수 있는 기회다.
기본 전제인 신인왕 레이스에서 이정은은 압도적인 선두(832점)다. 2위(317점) 크리스틴 길먼(미국)과는 무려 515점 차이다. US여자오픈 우승 상금으로 100만 달러를 받은 이정은은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 16만1223달러(약 1억9000만 원)를 보태 상금 랭킹도 선두(151만5059달러·약 18억 원)다. LPGA투어 역사에서 신인왕이 상금왕까지 거머쥔 경우는 통산 48승을 거둔 ‘여자 골프의 전설’ 낸시 로페즈(62·미국)를 포함해 총 3번뿐이었다. 나머지 2명은 2009년 신지애, 2017년 박성현.
한편 이정은은 올해의 선수 포인트(95점)와 평균 최저 타수(69.64타) 부문에서는 선두 고진영(129점, 69.20타)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다. 3관왕(신인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을 동시에 차지한 선수는 로페즈와 박성현 2명뿐인데, 평균 최저 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 신인이 차지한 것은 1978년 로페즈가 LPGA투어 역사상 유일하다. 숫자로 나타난 이정은의 추세를 감안하면 로페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결코 꿈만은 아닐 듯싶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