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안산 청년큐브 초지캠프 “창업 아이디어에 날개 달아줍니다”

입력 | 2019-06-11 03:00:00

3D프린터로 시제품 만드는 업체, 학습시간 측정 ‘스마트펜’도 뚝딱
美포브스 ‘亞 젊은리더’에 뽑혀
市, 노후상가 활용 창업공간 제공… 임대료 없고 인근대학과 협업 매력




경기 안산시 청년큐브 초지캠프에서 열린 ‘Art Tech’ 행사에서 진행된 3차원(3D) 프린팅 교육에서 나무엔 직원이 3D 장비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나무엔 제공

7일 오후 4시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청년큐브 초지캠프(2578m²).

캠프 내 시제품제작실(252.2m²)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3D 프린터 12대 중 2대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한쪽 3D 프린터에서는 전분에서 추출한 식물성수지(PLA) 원료로 신소재 좌변기 시제품을 만드는 작업이 3시간째 계속되고 있었다. 또 다른 프린터는 사진을 입체적으로 출력해 빛을 비추면 형상이 나타나는 ‘리소페인(lithopahne·투명조각자기)’ 조명액자 시제품을 제작 중이었다.

이는 3D 프린팅 전문 업체인 ㈜나무엔 직원 2명이 금형을 통한 시제품 제작에 앞서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 불리는 3D 프린팅은 설계도에 따라 물질을 평면이 아닌 3차원에 입체적으로 만드는 기술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초지캠프에 입주한 나무엔은 현재까지 무선레코드 마이크와 트로피, 피규어 등 25개의 시제품을 만드는 성과를 냈다. 나무엔은 최근에는 초지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벤처기업 테솔로(TESOLLO)와 협업해 스마트펜 ‘누보 로제타’의 시제품을 만들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누보 로제타는 펜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어 단어를 공부하고 자체 개발한 사용량 측정 센서를 기반으로 학습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김영진 테솔로 대표(30)는 이 제품을 만들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9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제조·에너지 산업 부문’에 뽑혔다. 김 대표는 “청년큐브에 속한 기업들과 협업해 시너지를 발휘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인큐베이터 공간인 ‘청년큐브’ 활성화를 통해 안산시가 창업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청년큐브는 낙후된 구도심의 노후상가 공실을 활용해 창업 공간을 조성하고,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있는 창업가들에게 창업 공간을 제공하는 창업인큐베이터다.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해 입주업체들에는 단계별 맞춤 지원이 제공된다. 안산시는 현재 초지캠프 외에 월피동의 예대캠프(20실·816m²), 사동의 한양캠프(10실·314m²) 등 3곳의 창업인큐베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청년큐브 3곳의 캠프에 입주한 기업은 모두 50곳으로 여기서 근무하는 인원만 135명이다. 총 24억5000만 원의 매출을 거둔 이들 기업은 시의 도움을 받아 8억 원 규모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업을 수주했다.

청년큐브 캠프 입주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캠프 내 사무실, 시제품제작실, 회의실 등을 임차료 부담 없이 무료로 사용하는 혜택을 누린다. 특히 관리비 부담이 없어 캠프 내 모든 이용료가 무료라는 점과 관내 대학들과의 네트워크는 캠프에 있는 창업자들이 한목소리로 꼽는 장점이다. 위치기반 출입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철규 리반 대표는 “한양대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의 기술이 한 단계 도약했다. 청년큐브 안에서 우리는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청년큐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말 2회에 걸쳐 정기 입주모집을 하고 있다. 하반기 신규 입주팀을 모집하고 있는 중인데, 안산시에 최소 1명이 거주하거나 안산에 소재한 대학 및 특성화고교 재학생 또는 졸업자면 누구나 입주 신청이 가능하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앞으로도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도 창업을 하고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창업 인프라와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