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2019 자생국제학술대회 개최… 韓추나요법-美오스테오패틱 의학 기술-철학 공유… 공동연구 방향 고민
미시간오스테오페틱의학협회의 프로캅 전 회장이 지난달 26일 개최된 ‘2019 자생국제학술대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프로캅 전 회장은 “수기치료의 발전을 위해선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 한국의 추나요법 산실인 자생한방병원과 7년 동안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자생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수기요법의 기술과 철학을 공유하고 공동연구 방향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의 추나요법과 미국의 오스테오패틱 의학을 함께 연구하게 된 계기는 두 치료법이 유사한 점이 많으면서도 상이했기 때문이다. 두 치료법 모두 오랜 역사 속에서 꾸준히 발전해 왔고 제도권 의학과 경쟁해 스스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인체를 전인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한다. 하지만 수기치료의 술기(術技)와 병행 치료법에서는 차이점을 보였다.
무엇보다 프로캅 전 회장은 수기치료의 경제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모든 국가의 보험 체계가 완전하지 않고 특히 소득이 낮은 환자일수록 의료 서비스에 대한 혜택을 받기 어려운 만큼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수기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기치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 추세다”라며 “수기치료의 국제 기술 교류와 공동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보다 합리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프로캅 전 회장은 “비용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이러한 결정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근골격계 환자들은 보다 쉽게 수기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이는 수기치료가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기치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국제 수기치료의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제학술대회처럼 연구를 통해 의료 지식과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잘 구축된다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캅 전 회장이 매년 자생국제학술대회를 찾는 이유다.
프로캅 前회장 “국제 수기치료 간 상호협력으로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더 높일 방안 모색해야”
프로캅 전 회장은 수기치료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했다. 수기치료는 그동안 근골격계 질환에 주로 활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안과, 내장기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그는 “안과의사인 윌리엄 메이요 미국 오스테오패틱 의사협회 회장의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며 “안과 질환에 수기치료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은 매우 흥미롭고 실용적인 접근이었다”고 말했다. 또 “신 명예이사장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치료에 적용되는 추나요법인 SJS 무저항요법 강연도 흥미로웠다”며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은 스테로이드가 유효하지 않은 경우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런 환자들에게 SJS 무저항요법은 굉장히 흥미로운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프로캅 전 회장은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대표적인 수기치료가 제도권에 진입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하지만 이에 멈추지 말고 국제 수기치료 간 상호 협력을 통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국가뿐만 아니라 수기치료 유관단체의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스테오패틱 의사를 대표하는 AOA가 조사한 결과 오스테오패틱 기관이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수주한 연구비가 지난 10년 동안 180% 증가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인류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해야 하는 의료인들이 국가와 학문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물며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들이라면 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 핵심은 국가와 학문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이 아닌, 다르기에 협력해 시너지를 얻고자 하는 자신감이 의료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