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외국인 전용 카지노’ 확장이전 제한 논란

입력 | 2019-06-12 03:00:00

제주도의회 조례 개정안 추진… 내년 3월 개장하는 드림타워 겨냥
영업장의 확장이전 사실상 금지… 업계 “대형화 추세에 역행” 반발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 카지노 영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카지노 확장 이전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에 제출돼 심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의 확장 이전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10일부터 20일까지 일정으로 정례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결산과 예비비 심사, 조례안 등을 처리한다. 이번 정례회 관심 사안 가운데 하나는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다.

이 조례 개정안은 카지노업 사업자가 영업소를 옮기기 위해 변경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조건을 영업소 건물의 대수선, 재건축, 멸실 등 불가항력에 의한 경우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변경허가 신청을 하더라도 허가 면적의 10% 이내에서만 변경이 가능하도록 제한해 사실상 카지노 영업장의 확장 이전을 금지하는 것이다. 기존 사업권 매입 후 이전 변경을 통한 사업장 변경은 신규허가와 동일한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례안 개정은 내년 3월 개장 예정인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를 겨냥한 것이다. 국내 유일의 도심형 복합리조트로 총사업비 1조5000억 원에 지상 38층(169m) 높이로 제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이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에 9120m² 규모의 카지노를 계획하고 있다. 신규 카지노업 허가를 받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영업장 면적이 1175m²인 서귀포시 롯데호텔의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를 인수했다. 이 카지노를 드림타워로 확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카지노업계에서는 이번 조례 개정안 내용이 카지노업을 대형화화는 세계적인 추세와 정부의 복합리조트 육성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인천 영종도에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는 영업장이 8726m²이고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25년까지 계획한 3개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싱가포르가 추진하는 카지노 추가시설 역시 대규모이다. 고객들이 대형 카지노와 회의 및 레저 시설, 테마파크, 쇼핑몰이 있는 복합리조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일본에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현재의 제주지역 소규모 카지노 형태로는 경쟁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제주지역 카지노 가운데 랜딩카지노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업장 면적이 800∼1604m²에 불과하다.

이번 조례 개정안은 국내 자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국계 자본이 투자한 랜딩카지노는 지난해 2월 서귀포시 중문 하얏트리젠시에서 제주신화월드 복합리조트로 확장 이전했다. 영업장 면적은 803m²에서 5581m²로 7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제주지역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자본에 대해서는 카지노 확장 이전을 허가하고 국내 자본이 투자한 드림타워 카지노 확장 이전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카지노 관련 법률인 관광진흥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사항(영업장 확장이전)에 제한을 두는 것은 법 위배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문성종 제주한라대 교수는 “국내에서는 카지노를 ‘도박’으로 보고 있지만 세계는 카지노를 산업으로 보고 육성한다”며 “제주도 관광진흥기금의 70∼80%가 카지노에서 나올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인 만큼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에서도 순기능적 역할을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추진 중인 롯데관광개발 측은 10일 임직원들이 제주근무를 시작했으며 제주도에 상주할 인력 3100명을 순차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 본사를 제주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