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고수의 한 수]안정환 BNK자산운용 에쿼티그룹장
BNK자산운용 안정환 전무는 펀드매니저들의 역량을 믿기 때문에 이들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현장 우선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다. 그가 투자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BNK자산운용 안정환 에쿼티그룹장(48·전무)은 최근 이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이 좋은 이유를 묻자 “금융 산업은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직원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BNK자산운용은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발표한 작년 말 기준 주식형공모펀드 수익률 조사에서 53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국내 액티브 주식형 부문 1위(3년 수익률 기준)를 차지했다. 액티브펀드란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그가 책임을 맡은 에쿼티그룹은 산하에 액티브본부 외에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알파본부, 시장수익률이 목표인 인덱스본부 등 본부 3개를 거느리고 있다. 2017년 말 6명이던 그룹 소속 직원은 현재 15명으로 늘었다. 수익률 1위 성과는 이건민 본부장 이하 액티브본부 펀드매니저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 답은 현장에 있다
그는 “한 기업의 주식이 싸고 좋다고 해서 매수한 후 고객에게 ‘10년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반보(半步) 앞서는 투자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매수 타이밍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 펀드는 패션이 아니라 실체다
그는 펀드 투자 등 간접 투자를 하는 개인들을 위해서도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그는 우선 펀드의 구조와 속성을 이해할 수 없는 펀드는 되도록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또 비슷한 유형의 펀드라면 그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브랜드보다는 그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매니저의 평판이나 과거 운용 실적을 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투자 대상 펀드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개미 투자자들이 이런 조언을 따르기는 쉽지 않을 터. 펀드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금융지식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단기간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리는 펀드는 가급적 피하라’는 조언은 더욱 현실적이었다.
그는 “특히 2000년대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베트남펀드나 브라질펀드 열풍처럼 투자자들이 몰리는 곳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 투자에서는 유행을 따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