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장편 ‘천년의 질문’ 들고 3년만에 돌아온 소설가 조정래 “국가가 권력 지니면 타락-부패… 정치 무관심은 인생에 무책임한 것”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설가 조정래는 “다음 작품에서는 우주와 생명에 대한 신비를 풀어낼 것”이라며 “죽을 때까지 쓰고 싶다”고 했다. 해냄 제공
‘태백산맥’ ‘아리랑’ 등을 펴낸 소설가 조정래(77)가 신작 장편 ‘천년의 질문 1∼3’(해냄·각 1만4800원)으로 돌아왔다. 2016년 ‘풀꽃도 꽃이다’ 이후 3년 만이다. 40여 년간 매섭게 당대 문제를 포착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양극화와 부패 문제를 꼬집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1976년 무렵부터 국가 경제 구조에 의문을 품어왔다. 당시 축적 논리에 밀려 분배 문제가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했고, 그 여파로 양극화가 심각해졌다. 손자 세대만큼은 정상 국가에서 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고민을 담았다”고 했다.
“식민지를 경험한 우리에게 국가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가가 권력으로 바뀌는 순간 부패하고 타락하고 횡포하게 됩니다. 그것을 막는 것은 권력을 쥐여준 국민의 의무예요.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곧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겁니다.”
작가에게 국가라는 주제는 20년간 머릿속에서 숙성했다. 책, 미디어, 직접 취재를 거친 뒤에야 집필을 시작했다. 그간 쌓인 취재 수첩만 130여 권. 언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는 “기자는 사회의 등불이자 산소여야 한다. 기자가 주인공이라면 작가가 소망하는 바를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여겼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아 불안합니다. 또 경제 상황이 나쁜데, 이건 한 정권 책임만이 아니라 국제사회 문제가 얽혀서 민생이 심각하지요. 한데 국회는 파렴치하고 치졸한 말싸움으로 세월을 허비합니다. 여야가 똑같이 책임을 느끼고 난국을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