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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과 친분” 부당수임 또 걸린 전관 변호사

입력 | 2019-06-12 03:00:00

수차례 비위로 작년 영구제명 징계… 이의신청 신분유지중 또 조사 받아




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가 재판장과의 친분을 앞세워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고 사건을 수임해 변호사단체가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올 3월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해 진정 내용의 진위를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진정서에는 형사사건 고소인 B 씨의 변호를 맡은 A 변호사가 “담당 재판부와 잘 아는 사이”라며 “피고소인이 엄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에 부탁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 변호사는 차명계좌를 통해 B 씨로부터 1000여만 원을 입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 씨가 고소했던 사람이 무죄로 풀려나자 수임료 반환 문제를 두고 A 변호사는 B 씨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변회는 진정서 내용을 토대로 조사위원회를 열어 A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실제 담당 재판부와 A 변호사가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변회는 조사가 끝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A 변호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 변호사는 2016년 판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타인 명의 계좌를 통해 의뢰인으로부터 부당한 돈을 받아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후 두 차례 더 비슷한 비위 행위로 정직 처분을 받은 끝에 지난해 8월 대한변협으로부터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변호사에 대한 최초의 영구 제명 사례였다. 하지만 A 변호사가 대한변협의 징계 처분에 이의 신청을 하면서 현재까지 변호사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