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생활에 前남편 걸림돌 여겨… 공범 없는 계획 살인” 12일 檢송치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지만 시신 행방과 범행 동기 등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현재 남편과의 안정된 가정생활을 바라던 고유정이 아들과의 면접 교섭권 재판 소송을 제기한 전남편을 걸림돌로 여겨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DNA가 검출된 흉기 등 증거물 89점을 확보했다. 공범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고유정은 1일 긴급체포 후 경찰에서 “전남편이 성폭행하려고 해 들고 있던 흉기를 한두 차례 휘둘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충북 청주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을 처방받아 구입했다. 살인 도구 종류, 시신 훼손 및 유기 방법 등도 자주 검색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제주 한 마트에서 흉기와 표백제, 고무장갑, 청소용 솔, 먼지제거 테이프 등을 샀다.
지난달 25일 범행을 저지른 제주의 한 펜션에서 확보한 피해자의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범행 현장의 혈흔이 흩뿌려진 상태를 분석해보니 150cm 높이에서 처음 보인 뒤 계속해서 낮아졌고 피해자가 도망가는 듯한 형태를 보였다. 이를 통해 경찰은 고유정이 졸피뎀을 사용해 강 씨를 정신을 잃게 한 뒤 3차례 이상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했다.
고유정은 훼손한 강 씨의 시신 일부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 몇 개를 지난달 28일 오후 9시 반경 완도행 여객선에서 바다에 버렸다. 지난달 29일에는 경기 김포시 소재 가족 명의 아파트에서 방진복을 입고 남은 시신 일부를 다른 도구로 더 훼손해 종량제봉투에 담아 유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법은 잔인하지만 다른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볼 때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