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5월 특활비 4억 靑제공 혐의 "국정원장 이럴 것이란 편견에서 시작" 1심 "김백준 등 진술신빙성 부족" 무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억원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성호(69) 전 국정원장이 2심에서 “운동장에도 법의 지배가 살아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 전 원장은 “오늘 아침 U-20 FIFA 월드컵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에콰도르를 물리치고 첫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고 한다”며 “마지막에 에콰도르가 골을 넣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노골이 선언됐다. 운동장에도 법의 지배와 공정한 심판이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 측 변호인도 “검찰은 김 전 원장이 직접 청와대에 가서 이 전 대통령에게 돈을 준 것처럼 상정한다”며 “당시 국정원장이 20㎏ 정도의 1만원권 현금을 가지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주는 것이야말로 추측에 의한 상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1심 판결은 증인의 진술 신빙성에 대한 사실오인과 국정원장의 국고손실 주체에 대한 법리 오해가 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날 김 전 원장 측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김 전 원장 등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가 김 전 기획관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역시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의 증인은 형사소송법 규칙에 의한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다음달 10일 진행되는 2차 공판 전까지 증거조사 요건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008년 3월~5월께 이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두 차례에 걸쳐 4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