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침묵에 혐의 부인…석방시 수사 차질 우려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를 낸 크루즈선 ‘바이킹시긴호’가 10일 오후(현지시간) 헝가리 북부지역 비셰그라드에 정박해 있다. © News1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는 참사를 일으킨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유리.C(64·우크라이나) 선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12일(현지시간) 헝가리 현지 보도와 한국정부 합동신속대응팀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메트로폴리탄 법원은 이날 오전 유리 선장에게 조건부 보석을 허가했다. 법원은 유리 선장의 보석허가 조건으로 보석금 1500만 포린트(약 6100만원)와 감시장치 부착하에 부다페스트 거주를 제시했다.
법원의 이번 심사는 지난 1일 1차 심사에서 법원이 유리 선장에게 조건부 보석을 허가하자 검찰의 항고로 이뤄졌다. 하지만 2차 심사에서도 또다시 보석이 허가됐다.
일단 우리 정부 대응팀은 구속, 불구속 여부가 크게 중요하진 않다는 입장이다. 대응팀 관계자는 “일단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것”이라며 “구속이냐, 불구속이냐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무죄 여부와는 큰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구속 결정에 따라 헝가리 검찰의 수사에도 일정부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까지 22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수사당국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수사는 진전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유리 선장은 그동안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 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검찰에 체포된 뒤 변호인을 통해 “지난 44년간 사고 경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헝가리 메트로폴리탄 검찰청도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유리 선장은 지난 4월1일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유람선과 유조선 충돌 사고 때 유람선을 몰았으며 이번 유람선 추돌 후 휴대전화에서 데이터를 모두 삭제했다”고 증거 인멸 정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1일 허플레아니호가 인양됐지만 아직 한국인 실종자 4명은 찾지 못한 상태다. 정부 대응팀은 이날 헝가리 경찰과 공조해 선체 정밀수색에 들어가는 한편 강 하류에서 실종자 집중 수색을 벌인다.
(부다페스트=뉴스1)